2006년 소비 트렌드의 선두 주자는 단연 ‘감성 소비’. 고성능 디지털 제품이라도 기능만 좋으면 팔리던 시대는 지났다. 정보화 시대에 맞춰 성능은 첨단이되 디자인은 아날로그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디지털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삼성과 세계적인 덴마크 오디오 전문 업체인 뱅앤올룹슨이 공동 개발한 휴대폰 ‘세린’은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대표적 상품이다. 키 패드를 과거 다이얼 전화기를 연상시키는 원형으로 설계했고 단순미를 앞세워 고급스러운 무광택 검정 색상을 사용했다.
언뜻 1950,60년대 부잣집 거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검은색 다이얼 전화기를 연상시킨다. 유럽 출시 가격은 1,000 유로.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 등에서는 인기 아이템이다.
필름와인더를 감아 줘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도 있다. 엡손 R-D1은 수동카메라 ‘라이카’를 연상시키는 묵직한 검정색 외관에다 필름을 사용하지 않지만 사진을 찍을 때마다 필름 와인더를 수동으로 돌려야 한다.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렌즈가 작동하는 일반 디카와 달리 렌즈 캡도 직접 열어야 사용할 수 있다.
600만 화소와 액정 화면, 컴퓨터와의 호환성 등 디카의 기능은 고스란히 갖고 있으면서 사진 찍기를 예술적 노동으로 격상시키는 아날로그 시대의 미학까지 섬세하게 담은 셈이다. 360만원으로 전문가용이다.
뱅앤올룹슨의 휴대용 오디오 ‘베오사운드3’는 알루미늄 소재의 클래식한 트렌지스터 라디오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지만 알람 기능, 스톱 타이머 기능, SD(Secure Digital)카드 재생기능 등 첨단 기능을 갖췄다. 88만원.
클래식한 외관의 스쿠터 ‘KTMA 주드’는 요즘 서울 압구정동이나 홍대 입구 등 멋쟁이들의 거리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189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고풍스럽고 깜찍하면서 이동성이 좋다.
젊은 패션 애호가들 사이에선 그래서 스쿠터를 타는 것이 값비싼 수입차를 타는 것 보다 훨씬 ‘쿨’한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을 정도다. 아날로그 감성의 디자인 이지만 4행정 엔진의 파워와 저소음 기능, 판독이 편리한 계기판, 원격 스마트 키 등 첨단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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