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클럽 러닝머신 안쓸땐 전원 꼭 끄세요"

작동 중인 러닝머신에 오르다 다치면 전원을 끄지 않고 내린 전 사용자에게도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단독 이지현 판사는 5일 헬스클럽에서 작동 중인 러닝머신에 오르다 다친 안모(32ㆍ여)씨가 직전 이용자 최모(32)씨, 헬스클럽 및 관리 책임자 장모(35)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안씨에게 총 1,46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안씨는 2003년 12월16일 아침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헬스클럽에서 작동 중인 러닝머신에 오르다 넘어져 왼쪽 무릎 등에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지만 운동장애가 됐다. 직전 사용자 최씨가 잠시 물을 마시기 위해 러닝머신을 켜둔 채 자리를 비운 사이에 생긴 사고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최씨는 사용하지 않는 러닝머신의 작동을 멈추지 않은 과실이, 헬스클럽 측과 직원 장모씨는 회원들의 행동을 확인ㆍ관찰할 주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씨도 러닝머신을 사용하려면 기계의 작동 여부를 주의깊게 살펴야 하지만 이를 확인하지 않고 올라서다 부상을 입은 잘못이 있다”며 피고들의 책임을 30%로 제한, 안씨의 향후 노동력 상실비용과 치료비 4,368만원 중 30%인 1,310만원에 위자료 150만원을 더한 액수를 배상액으로 산정했다.

박상진기자 okom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