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아버지. 아프리카는 무슨 색깔이에요?”
“아프리카는 우리 피부처럼 검고, 여기 땅처럼 붉지. 한낮의 태양처럼 하얗고, 해질 무렵 그림자처럼 파랗기도 해. 아프리카는 커다란 강물처럼 노랗고, 야자나무 잎처럼 푸르단다.”
어린 손자의 질문에 지혜로운 할아버지는 원색의 아프리카를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인다.
‘아프리카 소년 샤카’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아프리카 이야기 그림책이다. 손자는 계속 묻는다. 할아버지가 태어났을 때 이야기해 주세요. 할아버지 엄마 얘기 더 해주세요. 아빠 얘기도 해주세요. 할아버지가 살던 마을은 어땠어요? 그땐 뭐 하고 놀았어요? 정글에 영혼이 살아요? 마법 얘기 해주세요. 가면 쓴 영혼들이 춤을 추나요? 언제 어른이 되었어요? 할아버지, 죽으면 싫어요.
따뜻하게 답해주는 할아버지의 말을 따라가면 아프리카 문화가 두루 보인다. 아프리카의 마을축제, 종교, 성인식, 의식주 생활, 아이들의 놀이, 마법과 영혼에 대한 생각, 조상 숭배 정신…. 책을 펼치면 한 쪽은 그림이고, 다른 한 쪽에는 본문 곁에 내용과 관련된 아프리카 미술품이 한 점씩 사진으로 박혀있다.
모래흙을 닮은 거친 질감의 종이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차분하면서도 대담한 그림이 아름답다. 어린이들이 아프리카의 자연과 사람과 문화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그 아름다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첫발을 떼기에 좋은 책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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