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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아·태지역 해양패권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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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아·태지역 해양패권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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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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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해양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강대국의 싸움이 치열하다. 지역의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자원 확보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중국,일본, 러시아 등 해양 대국들은 앞 다투어 해군력의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해양권 쟁탈전은 핵 잠수함 증강을 포함한 함대의 기동화와 첨단무기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상하는 해양대국 중국

중국 해군의 목표는 대양해군이다. 1990년대 이후 종전의 ‘연안 방어’에서 일본 열도-필리핀-인도네시아를 해양 작전의 범위에 포함시키는 등 원거리 전력 투사 능력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함정의 대형화와 신형화와 함께 잠수함 전력 증강에 매진, 역내 잠수함 최강국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69척의 잠수함 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사정거리 8,000∼1만4,000㎞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쥐랑(巨浪)-2' 16기를 장착할 수 있는 최신형 094형 전략 미사일 잠수함 1척을 추가 진수했다. 중국은 최근 러시아 아무르급 잠수함을 본 딴 신형‘중화(中華) 아무르급’잠수함 및 위안(元)급 디젤 공격용 잠수함 개발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항공모함을 주력으로 하는 미국 태평양 함대에 맞서 2002년 중형급 디젤 잠수함 8척을 인수하는 계약을 러시아와 체결해 놓고 있다.

특히 대만 청년일보(靑年日報)가 지난해 8월 중국이 다이렌(大蓮)조선창에서 현재 9,000 톤급 대형 상륙함을 제작중이며 이는 미래의 항공모함 제조를 위한 기술축적 시험단계로 추정된다고 보도하는 등 중국이 항모 보유의 꿈을 실현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이 같은 해군력 강화를 통해 미ㆍ일 동맹을 견제하고 대만 독립을 저지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서해와 동중국해에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권리를 조기에 확보하고 남아시아로 가는 해상 무역 교통로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미국과의 동맹 강화하는 일본

세계 최고 수준의 해군력을 자랑하는 일본 해상자위대는 현재 총 19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1998년부터 배치되기 시작한 최신형 오야시오급 잠수함이 9척을 차지하고 있고, 하루시오급과 유우시오급은 각각 7척과 3척이다. 일본은 매년 1척 꼴로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데 첨단 기술을 집적시켜 고도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해상자위대는 각 잠수함에 정원 이상을 승선시킨 채 작전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잠수함 병력을 최대한으로 많이 육성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해석되고 있다. 해상자위대는 잠수함 이외에도 호위함 기뢰전함정 초계함정 수송선 대잠초계기 헬리콥터 등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중국 잠수함이 동중국해 해역 등에 출몰하는 사태가 자주 발생하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해군력 강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또한 이를 우려하며 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근 교도(共同)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대서양에 배치하고 있는 오하이오급 핵 잠수함 9척 중 4척을 태평양 연안으로 이동 배치하고 있다. 현재 태평양에는 이미 5척의 오하이오급 핵 잠수함이 배치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력 재배치는 무엇보다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러시아, 핵 잠수함 훈련 재개

한때 120여 척의 잠수함으로 아태지역의 패권을 장악했던 러시아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로 전락했지만 여전히 군사 대국의 저력을 유지하며 지역 영향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중국과 사상 첫 합동 군사훈련을 벌여 미국을 긴장시킨 뒤 지난 10월 인도와 사상 최대 규모의 반테러 훈련을 실시해 주변국들을 긴장시켰다.

군사훈련 목적은 미일 동맹의 견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과 인도와의 합동군사 훈련 당시 최신예 무기와 장비를 동원해 동북아에서 아직도 군사력이 막강하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주변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결과로 보고 있다. 동시에 한반도와 대만에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출동할 미국의 항공모함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령부를 두고 우리나라 주변 해역을 관할하고 있는 태평양 함대에는 660척의 전함을 이끌며 한반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1991년 37번에 걸쳐 핵 잠수함 훈련을 실시한 후 훈련횟수가 점점 줄였다가 2년 전부터 핵 잠수함 훈련을 재개한 상태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 한국 차기 잠수함 사업 SSX 의미는

국방부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3척을 도입하는 차기잠수함사업(SSX)이 핵추진 잠수함 개발은 아니라고 5일 밝혔다.

국방부 설명대로 SSX를 통해 제작되는 KSSⅢ가 핵추진 잠수함이 아니라 현재 보유 중인 209급 잠수함(KSSⅠ)과 건조 중인 214급 잠수함(KSSⅡ)의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지는 재래식 디젤추진 잠수함이라 하더라도 잠수함 전력은 크게 증강될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더구나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도중에 안보환경이 바뀌어 정부가 전략적 판단을 새로 할 경우 추진체계는 변경될 수 있다”고 말해 우리 해군이 전략무기로 무장할 여지도 남아 있다.

국방부가 밝힌 대로 차기잠수함이 3,000톤급의 재래식이라도 공격력은 크게 향상된다. 차기잠수함은 209급이나 214급 잠수함에 비해 공간이 넉넉하기 때문에 크루즈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이 잠수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잠수함으로 수중에서 적진 깊숙한 해안까지 은밀하게 침투한 뒤 크루즈미사일로 지상 목표물을 타격한다는 것은 영토의 한계를 넘어 세계 어디서나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북한뿐 아니라 일본 러시아 중국도 포함될 수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1991년 걸프전 당시 잠수함에서 토마호크를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잠수함의 대지(對地)공격 임무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각국은 잠대지(潛對地)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잠수함이 핵추진으로 결론난다면 전력은 더욱 신장된다. 핵추진 잠수함은 축전지 충전을 위해 위치노출의 위험을 무릅쓰고 수면으로 부상해야 하는 재래식 잠수함과 달리 수중에서 30노트(1,852㎙/h)의 고속으로 수개월 동안 잠수항해가 가능하고 수중 700㎙(재래식은 250~300㎙)까지 내려갈 수 있다. 그만큼 대잠(對潛) 탐지장비의 눈을 피해 작전반경을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방부는 차기잠수함이 해군에 인도될 시기인 2022년 이전에 214급 잠수함 9대도 전력화한다는 계획이어서 SSX의 전력증강 효과는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 214급은 공기불요추진(空氣不要推進ㆍAIP) 기관을 장착해 209급보다 7배나 길게 잠항할 수 있다. 최대 20발의 어뢰를 장착할 뿐만 아니라 차기잠수함처럼 잠대지 크루즈미사일도 탑재할 수 있어 유사시 ‘전략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국방부는 2010년까지 3척의 214급 잠수함을 실전배치하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모두 6척을 추가로 건조하는 방안을 국방중기계획에 반영해 놓은 상태다.

이렇게 되면 2022년 우리 해군은 최대 21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게 된다. 물론 209급 잠수함이 2018년부터 퇴역연령에 도달하기 때문에 실제 작전에 활용할 잠수함 전력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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