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 1,000원선이 붕괴되면서 투자자들의 ‘환테크’ 고민도 커지고 있다. 달러화의 전반적인 약세 현상을 감안할 때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장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달러 보유자는 달러를 빨리 팔고, 매입은 최대한 늦추는 게 기본이다. 해외 유학생 자녀를 둔 고객도 환율이 더 떨어질 때까지 송금을 늦출 필요가 있다. 반대로 물품대금을 달러로 받은 중소기업인의 경우엔 달러를 빨리 매도해야 하고, 대금이 아직 입금되지 않았다면 최대한 빨리 받아 원화로 바꾸는 것이 좋다.
해외 여행자들은 신용카드를 쓰는 게 유리하다. 최장 한달 정도인 결제시점까지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화예금 가입도 늦추는 게 좋다. 외화가 꼭 필요한 고객은 외환은행의 ‘프리미엄 외화정기예금’ 등 사전 환율약정을 통해 환차손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을 눈여겨봐야 한다.
적립식 펀드 방식의 달러 매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외환은행의 ‘하이파이 2000 자유적립외화예금’, 신한은행의 ‘외화재테크적립예금’ 등도 관심이 가는 상품이다. 수출중소기업은 대출 기간 중 언제든지 대출통화를 원화에서 외화로 바꿀 수 있는 수출입은행의 ‘포괄수출금융대출 통화전환옵션’ 제도를 이용해 ‘환헤지’를 할 수 있다.
해외펀드 투자자도 환헤지가 필수적이다. 해외펀드는 해당 국가의 통화로 투자되기 때문에 환율 하락기에는 환차손을 입을 우려가 있다. 원화를 외국통화로 바꿀 때 달러 선물환 계약이나 통화선물 등 환헤지 방법을 통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가입 시점의 환율대로 원화를 다시 바꿀 수 있는 약속을 해 두면 환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판매되는 해외펀드의 경우 고객이 직접 환헤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국내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해외펀드는 대부분 운용사 자체적으로 환헤지를 하고 있지만, 가입 전에 다시 한번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자산운용업계 일각에선 원ㆍ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 미만으로 떨어져 향후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일본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호황세인 일본증시 투자 수익에 환차익도 함께 노려볼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 투자자들은 해외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종목들을 노리는 게 좋다. 대표적 원화강세 수혜주인 음식료 업종의 경우 환율이 1% 떨어지면 하면 원재료비가 0.7%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하는 제약주와 동국제강 INI스틸 등 철강주, 원화강세와 유가 급등의 수혜가 겹친 SK S-Oil 등 정유주를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유가 급등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환율 하락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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