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섭(사진) 통일부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장은 1935년 11월생이다. 새해 들어 71세가 됐다. 조창현 중앙인사위원장이 한 달 생일이 빠르지만 장관급 정무직 공무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 단장은 사실상 ‘최고참 공무원’이다.
그는 1월 1일자로 1년간 차관급 경수로기획단장을 다시 맡게 됐다. 96년 2월 단장을 처음 맡아 북한 신포ㆍ금호지구 경수로와 인연을 맺은 뒤 11년째 경수로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장 단장은 원래 정통 외교관이었다. 고시를 거쳐 외교부에 들어온 뒤 미주국장, 의전장, 주미 공사, 프랑스 대사 등의 요직을 거쳤다. 하지만 93년 북 핵 문제가 터져 북미 협상이 진행되고 제네바 합의에 따라 북한에 경수로를 공급하게 되면서 장 단장이 그 임무를 맡은 것이다.
99년 외교부에서 정년 퇴임한 후 계약직으로 전환해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장 단장의 1년 단위 계약이 연장된 것은 이번이 4번째. 물러나려고 할 때마다 경수로 사업에 문제가 생겨 계약을 연장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002년 2차 북 핵 위기, 2003년 경수로 사업 중단, 2004년 경수로 사업 중단 1년 연장 등이 그 사건들이다.
올해에도 6자 회담에서 신포ㆍ금호지구 경수로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 절차를 밟기로 하면서 장 단장은 또 다시 계약을 연장하게 됐다. 그는 평소 후배들까지 은퇴했는데도 공직에 남아 있는 것을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장 단장은 “일을 잘 마무리하고 싶어 창피하지만 또 다시 단장을 맡게 됐다”며 “한두 달 내 관련국들과 협의를 원만히 끝내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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