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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400 "열기 즐겨라" vs "과열 손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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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400 "열기 즐겨라" vs "과열 손댈라"

입력
2006.01.0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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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2월1일 1,300포인트를 돌파한 지 불과 한달 만인 4일 1,400고지마저 점령했다. 시장에서는 과열에 대한 우려와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상승을 즐기면 된다”라는 대세 상승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지표들만 보면 과열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한달여만에 100포인트 상승이라는 급등세와 2일 하루에만 2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리며 28조원을 넘어선 주식형 펀드 수탁액, 10주 연속 상승을 눈앞에 둔 주간 코스피지수 등을 보면 과열 기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10주 연속 상승’ 기록은 국내 증시 역사상 3저 호황기였던 1986년 4월과 외환위기 직후 정보기술(IT) 열풍이 불었던 1999년 5월 등 단 두 차례뿐이었다.

국제 경제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원ㆍ달러 환율이 900원선으로 떨어지면서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는데다 배럴당 63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도 심상치 않다.

한국투자증권 정훈석 선임연구원은 “과거 9주 이상 주가 상승이 지속됐을 때는 거의 매번 과열해소 과정이 연출됐다”며 “특히 ‘낙관론 일색일 때를 가장 조심해야 한다’라는 격언은 그 동안의 시장 경험을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환율 1,000원선 붕괴 ▦고객예탁금 정체 ▦글로벌 증시를 뛰어넘는 급등세 등도 조정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윤지호 연구원도 “환율 하락과 유가상승 재현 등 악재가 노출되고 있는 만큼 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조정에 대해 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워낙 오름세가 강해 웬만한 대형 악재가 돌출하지 않고서는 추세 훼손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설사 조정이 이뤄진다 해도 과열을 식힐 수 있는 ‘기다리던 조정’ 성격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추가 상승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환율 하락도 과거와는 달리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2000~2002년 환율이 1.7% 이상 하락했을 때는 다음달 주가가 평균 6.62% 하락했으나, 2003년 이후에는 환율이 그 만큼 떨어져도 다음달 주가는 오히려 평균 3.57% 상승했다”며 “이는 국내 주식시장이 기조적 상승세를 보이면서 환율 하락의 증시 영향력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도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인상하지만 않는다면 원ㆍ달러 환율이 1,000~1,100원의 박스권을 급격하게 이탈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로그램의 잠재 매물이 줄어들었다는 점도 추가 상승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물이 계속 쏟아지면서 지난해 11월말 1조7,000억원대를 넘나들던 매수차익잔고가 7,000억원대까지 감소했다”며 “프로그램의 방향이 역전된다면 지난해 5월과 9월, 11월 프로그램 순매수 유입과 함께 나타났던 주가 상승세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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