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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표-李시장 대리전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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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표-李시장 대리전 조짐

입력
2006.01.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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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분위기가 심상찮다.

12일 선거가 원내사령탑을 새로 뽑는 차원을 넘어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대리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3선의 김무성 의원과 안택수 의원. 여기에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해온 이재오 의원이 주변의 강력한 요청에 적극적으로 돌아섰다. 재선인 고흥길 의원도 고심중이다.

이 의원이 출마하면 김 의원과의 치열한 양파전이 예상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당내에선 두 사람의 상반된 성향을 거론하며 대권주자 간 ‘힘겨루기’를 예상하는 시각이 절대적이다.

김 의원은 박 대표측 유승민, 전여옥 의원과 함께 ‘친박(親朴) 3인방’으로 불리는 반면 이 의원은 반박(反朴)과 친 이명박 시장의 대표적 인사로 분류된다. 자연스레 ‘친박 대 반박’, ‘박근혜 대 이명박’의 구도가 되는 것이다.

물론 양측 모두 “원내대표 선거를 대권주자와 연계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부인한다. 이 의원부터 “나는 이미 원내총무를 지낸 사람”이라며 “박 대표의 명예를 지키고 당의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선거라면 나갈 수 있지만, 친박 대 반박 구도로 몰고 가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표나 이 시장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선거전이 본격화해 세가 갈리고 당내 복잡한 구도들이 엮어지면 두 사람의 의사와 관계없이 결국 친박 대 반박의 대결로 불붙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영남권인 김 의원과 수도권인 이 의원의 지역대결까지 가미되고, 대권경쟁 구도를 고려한 박 대표와 이 시장 측의 ‘보이지 않는 손’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면서 예측 불허의 접전이 펼쳐질 것이란 얘기다.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나서는 정책위의장도 개정 당헌에 따라 당연직 최고위원이 돼 당 운영에 중요한 축이 된다. 때문에 양 진영에서는 박 대표가 물러나는 7월 이후 당 운영의 주도권을 잡기위해서라도 자기쪽 사람을 심어둘 수 밖에 없는 속 사정이 있다.

비주류 의원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가 김 의원에 대한 대항마로 이 의원을 추대키로 한데도 이 같은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반박 성향인 소장파의 수요모임도 이심전심으로 이 의원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많아 양측은 연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우리가 먼저 움직여 상대방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 시장쪽이 원내대표 선거에 개입한다면 우리도 가만 있을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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