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경제는 지난해만큼 잘 해나갈 수 있을까. 그것은 미국 경제가 안고 있는 큰 불균형 요소와 지속 불가능한 몇몇 추세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달렸다.
블룸버그 뉴스가 최근 71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3.5%였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에 비해 약간 낮은 것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평균 성장률은 4.1%였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좀처럼 경기 하강을 예측하지 않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리고 현재 미국 경제에는 여러 불균형 요소들이 있어, 이것들이 조정을 겪을 경우 경기는 나선형으로 하강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가장 중요한 변수는 주택 경기이다. 주택 가격은 지난 8년간 물가상승을 감안하더라도 55%나 상승했다. 이는 1950년대 초부터 96년까지 물가상승률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상승해온 주택 가격의 장기적 추세에서 전례 없이 크게 벗어난 것이다. 주택 가격 급등의 주 원인은 투기적 수요이다. 90년대 후반 주식시장의 거품을 초래한 광기와 동일한 것이다.
2000년 주식시장의 거품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2001년의 경기 둔화를 초래했다. 주택시장의 거품경기는 경기 회복을 이끌었고, 2001년 이후 창출된 일자리는 대부분 이 덕분이다. 그러나 주택 시장은 이미 식기 시작했으며, 거품이 터질 경우 경기 둔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기록적인 무역적자도 지속할 수 없는 추세이다. 미국은 현재 GDP의 7%가량을 해외에서 차입하고 있다. 언젠가 이를 조정하게 되면, 심각한 경기 후퇴를 감수하지 않는 한 달러화의 약세가 불가피하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달러화의 약세는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수출품 가격이 하락하고 수입품 가격은 상승해 무역 적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화의 가치 하락은 장기 금리의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인상되고 주택시장의 거품이 터질 수 있다.
달러화 하락은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 금리를 적정 수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인상하도록 함으로써 물가 상승에다 수입품 가격 상승을 초래해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
그동안 경기 회복은 막대한 대출에 의한 소비 증가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 가계 저축률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현 수준의 대출 금리와 소비도 지속 불가능한 것이다.
소비 지출이 불가피하게 줄어들 경우 기업의 투자를 늘리는 것이 대안이다. 그러나 현재 기업 투자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수준을 훨씬 밑돈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미국인은 2005년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만큼 잘 지내지는 못했다. 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실질 임금이 사실상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생명보험, 연금 보험료 등을 제외하고도 말이다.
이것이 미국인 대부분이 월스트리트만큼 지난해 경제 상황에 만족하지 않은 이유이다. 그리고 실업률 5%는 일견 괜찮아 보이지만 잘못된 수치이다. 밴 버냉키 신임 FRB 의장이 지적했듯이 고용률은 2000년보다 1.7%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중단해 일자리가 340만 개나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사라진 일자리를 감안해 실업률을 계산하면 7%가 넘는다.
그래서 올해 미국 경제가 지난해만큼 해내는 것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마크 와이스브로트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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