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시 투자로 재미를 보지 못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국내 증시는 물론, 글로벌 증시가 동반 호조를 보이면서 해외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도 꽤나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속이 쓰린 투자자들이 있다. 바로 중국펀드 투자자들이다.
펀드평가 기관인 제로인의 지난해 11월말 현재 해외펀드 1년 수익률을 보면 ‘중국’이나 ‘차이나’가 펀드명에 포함돼 있는 펀드는 100위권 안에 한 개도 없다. 슈로더 ISF 대중국펀드(14.18%) 피델리티 대중국펀드(10.96%) 템플턴차이나펀드(9.30%) 등이 초라한 수익률로 100위권 밖에서 간간이 눈에 띄는 정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가 날 것이다. 그러나 혹여 중국펀드에 대한 오해에서 투자를 결정한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에 오해를 해소하기 바란다. 그 오해는 바로 ‘중국펀드의 투자대상’과 ‘중국증시와 중국경제간 상관관계에 대한 막연한 기대’이다. 중국펀드 중 중국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는 거의 없다. 대부분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기업 지수인 H지수에 펀드 자산의 일부를 투자하는 형태다. 지난해 초부터 12월21일까지 H지수 상승률은 11%대에 불과했다.
“그러면 왜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지 않았느냐”는 질책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사정을 알고 나면 오히려 운용사측에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모른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세계 45개 주요 증시 중 유일하게 하락(_6%)하면서 상승률 꼴찌를 기록했다.
중국경제는 연 9%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상하이지수는 지난해 1,161.06으로 장을 마감하며 2001년 고점(2,240)의 반토막이 됐다. 이는 ▦국유기업 개혁용 증시 부양책의 폐해 ▦지역 배분정책에 따른 부실 기업의 상장 ▦투명성 부족에 따른 각종 주가조작 등이 총체적으로 증시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탓이다.
그렇다면 중국펀드는 앞으로도 가망이 없는 것일까.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급락에 따른 가격 부담 해소 ▦중국 정부의 잇따른 증시 개선책 ▦베이징(北京) 올림픽 특수 등을 호재로 꼽는다. 중국 기업들이 대거 홍콩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라는 점도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 다만, 투자 결정에 앞서 중국펀드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만 투자 결과를 선선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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