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직자들은 3일 “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1ㆍ2 개각을 겨냥한 것이다. 모처럼 좋은 공격거리를 잡았다는 듯 일제히 비난의 화살을 쏘아올렸다.
이날 최고위에서 박근혜 대표는 “개각을 본 소감은 ‘혹시나’ 하던 것이 ‘역시나’를 넘어 ‘이럴 수가’였다”며 “한 마디로 국민을 싹 무시하고 내 뜻대로 하겠다는 개각”이라고 성토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개각을 노무현 대통령의 문제점이 종합적으로 드러난 인사라고 본다. 특히 이상수 전 의원의 노동부 장관 내정, 유시민 의원 복지부 장관 밀어붙이기에 대해서는 “썩은 생선 파먹기식 인사”라는 등 거친 표현을 동원, 공격했다.
이상수 내정자의 경우 대선불법자금 모금으로 구속됐던 사람이다. 특별사면으로 풀어준 것도 모자라 10ㆍ26 재선거에 출마시켰고, 이번엔 장관으로 임명했다. “입만 열면 우리를 ‘차떼기당’이라고 비난하던 세력이 정권을 위해 불법 자금을 모금한 사람을 장관 자리에 앉힌 것은 뻔뻔함의 극치”라는 게 한나라당의 시각이다. “노 대통령은 이제 정치개혁을 말할 자격이 없다”는 말도 나왔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 카드를 두고서는 “노 대통령의 안중엔 이제 국민뿐 아니라 여당도 없다”고 공격했다. 정병국 홍보위원장은 “여권 내부에서 의견 조율을 했다지만 어느 한 사람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이 없다”며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여당에게 경고하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기획위원장은 “여당 의원들이 유 의원 입각을 반대했는데도 청와대가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며 “유 의원 입각 밀어붙이기는 노 대통령이 국정을 사사로운 정으로 이끌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절대군주가 있는 것 같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한편 이계진 대변인은 “독선과 오만을 보이는 노무현 대통령은 독오(獨傲)선생, 여당 대표를 하다가 장관도 감지덕지 하는 정세균 산자부 장관 내정자는 청하(靑下ㆍ청와대의 졸)선생, 지옥과 천국을 오간 이상수 내정자는 지천(地天)선생, 오명 과기부총리를 밀어낸 김우식 내정자는 퇴오(退吳)선생,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북한편을 자주 들기 때문에’ 향북(向北)선생으로 부르겠다”고 비꼬았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