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4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장관 내정자들의 면면을 보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끌어가기 위한 친위인사 발탁의 성격이 짙다. 김우식 전 청와대비서실장과 보선 낙선자인 이상수 전 의원을 각각 부총리 겸 과기부장관과 노동부장관에 발탁한 것은 참여정부 개각의 관행처럼 되어버린 ‘보은 인사’의 전형이다.
해당 부처에 필요한 적임자를 널리 구하지 않고 주변 인사들만 챙기는 것은 국정의 쇄신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개각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과는 거리가 멀다.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사무차장의 통일부장관 발탁도 친위ㆍ코드 인사의 흐름이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는 만큼 통일부장관으로서의 업무수행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자 한다.
참여정부 출범 이래 NSC사무차장을 맡아 외교ㆍ안보ㆍ통일 정책을 실무차원서 총괄ㆍ조정해온 그야말로 통일부장관에 적임자일 수 있다. 북한 김정일 체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북한문제 전문가로서 남북관계를 잘 풀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폐문제 등을 둘러싼 북미 갈등으로 6자회담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상태에서 대북 유화론자의 이미지가 강한 그가 강단 있게 상황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한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룩한 남북관계의 진전을 활용해 북한이 북핵 해결에 성의 있게 나오도록 설득하는 일이다.
여기에는 한미공조와 한중협력 등을 통한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인데 이 장관내정자에 대한 평가는 이 같은 역량 발휘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장관내정자가 한미동맹 재조정과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자주-동맹파 갈등 등 그 동안 참여정부 내 외교안보 현안을 둘러싼 갈등의 한 가운데 위치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장관 내정자는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의 통일부장관 발탁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