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공(犬公)의 특성인 충(忠)과 의(義)를 바탕으로 불확실한 우리 경제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습니다.”
재계의 1946, 1958, 1970년생 개띠 최고경영자(CEO)들의 다짐이 남다르다. 견공이 부지런하고 끈질기며, 주인에게 충성하고 의리를 지키듯이 이들 개띠 CEO들도 대내외의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치밀하고도 명민한 사업 전략과 끈질긴 승부욕으로 글로벌 무대를 누비겠다는 포부다.
●환갑맞는 46년생 CEO
올해 환갑을 맞으며 인생의 정점에 올라선 46년생 CEO 가운데는 그룹 또는 기업 총수가 다수 포진해 있다.
지난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며 ‘LS원년’을 만든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올해는 산업용 전기, 전자 및 소재사업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기업 LS 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1일 아침부터 미국 출장길에 오르며 한 해를 시작한 이채욱 GE코리아 회장은 “신규사업 개발을 통한 성장 지속, 윤리경영 강화, 우수사원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강화 등을 통해 존경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 달에 35년 국내외 기업 경험을 정리한 경영에세이 ‘백만불의 열정-자기 확신의 힘’을 출간한다.
이구택 포스코회장, 김춘기 KCC 사장 등도 대표적인 46년생 CEO들이다. 특히 삼성그룹에는 이학수(구조조정본부장) 이윤우(삼성전자 기술총괄)부회장, 이중구(삼성테크윈) 박노빈(삼성에버랜드) 이용순(삼성정밀화학) 김징완(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포진해 있다. LG그룹의 경우 금병주(LG상사) 김광로(LG전자 인도법인장) 사장 등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유통ㆍ식품업계에서는 구학서 신세계 사장,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 박인구 동원F&B 사장 등이 눈에 띈다.
●재계의 일꾼 58년생 CEO
CEO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58년생 중에는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차장인 김인주 사장, 유원식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 이정식 파워콤 사장, 이동호 대우자판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유 회장은 “올해는 공격 경영으로 경쟁사와 비교해 확실하게 우위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벤처 1세대 주역인 전하진 인케코퍼레이션 사장은 “어려운 시절을 다 겪고 인생의 한 줄기를 넘어 올해가 다시 뛰는 출발선”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네띠앙, 한글과 컴퓨터 등의 사장을 지낸 뒤 2년간의 침묵을 깨고 지난해 벤처기업들의 해외파트너 선정, 투자자 유치, 마케팅 대행 등을 제공하는 벤처종합상사 인케코퍼레이션 대표에 올랐다.
58년생 CEO 가운데는 오너그룹도 많다. CJ그룹의 이미경 엔터테인먼트ㆍ미디어 사업부 부회장, 신춘호 농심 회장의 쌍둥이 아들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사장 등이 대표주자다.
●차세대 주역 70년생 CEO
30대 중반인 70년생 CEO 중에는 그룹 오너의 3ㆍ4세대들이 주로 포진해 CEO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 정 사장의 사촌인 정일선 BNG스틸 사장 등이 대표주자다.
지난해 초 기아차 사장에 올라 경영수업에 나선 정의선 사장은 올해 유럽 슬로바키아 공장, 중국 장쑤성 옌청시의 중국 제2공장 등 해외 생산거점 건설을 진두 지휘하며 글로벌 전략에 올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BNG스틸의 ‘무교섭 무쟁의’를 이끌어낸 정일선 사장은 올해 중국 철강제품의 범람에 맞서 스테인리스(STS) 사업의 흑자전환을 위해 동분서주할 계획이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아들인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도 70년생 개띠다.
신재연기자 pote333@hk.co.kr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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