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의 통일부장관 내정으로 외교안보라인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기존 외교안보라인은 북핵, 한미동맹 조정, 국방개혁 등 민감한 현안을 다루느라 대부분 2년 안팎으로 현직을 지켜왔다. 하지만 NSC가 청와대 비서실로 들어가는 조직개편, 이종석 후보자의 자리 이동 때문에 외교안보라인의 재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일단 이 후보자의 후임에는 소장학자 출신인 서주석 NSC 전략기획실장이 사무차장으로 승진,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달이나 내달 초 NSC 사무처가 대통령 비서실로 흡수돼 안보정책실로 개편되는 청와대 직제령 개정작업이 완료되면 서 실장이 차관급인 안보정책수석을 맡게 된다. 국가안보보좌관 겸 NSC 사무처장은 장관급인 안보정책실장으로 바뀐다.
이 대목에서 이 후보자가 정동영 전 장관이 겸임했던 NSC 상임위원장도 맡게 되면 변화의 폭은 커진다. NSC 상임위원장은 청와대의 안보정책실장, 외교ㆍ국방부장관 등을 지휘하는데 이 후보자가 3년 동안 사무차장직을 수행하면서 상관으로 모셨던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 후보자의 직속 상관이었던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은 주중 대사나 차기 국방장관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안보정책실장에는 외교전문가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기문 외교, 윤광웅 국방부장관의 거취는 2월께 결정될 전망이다. 2년 넘게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평을 듣는 반 장관은 국제무대에서 더 큰 꿈을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도 연천 총기난사사건 등의 책임이 있는 만큼 국방개혁법안이 통과되는 2월 하순 2차 개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편 이 후보자는 참여정부 초기 대미관계에서 ‘자주파’라는 보수진영의 우려도 샀지만 최근 유연한 한미관계를 추구하는 ‘실리파’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그런 만큼 한미동맹과 자주국방 병행발전, 대북 화해협력정책 등 참여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전반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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