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시무식을 갖고 ‘폭력시위 추방과 평화적 집회시위문화 정착’을 올해 ‘제1의 과제’로 내세웠다. 지난 연말 허준영 경찰청장이 자진 사퇴한 지 3일만에 열린 경찰의 공식 행사였다. 허 전 청장은 떠났지만 경찰 분위기는 달라진 게 없었다.
청장 직무대행인 최광식 경찰청 차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새해는 ‘새로운 60년’이 열리는 뉴 스타트(New Start)의 첫해”라며 “먼저 법과 원칙이 바로 선 평화적 집회시위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금년엔 쇠파이프와 화염병이 난무하는 폭력시위가 반드시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적인 집회시위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농민 2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과잉진압에 대한 사과나 자성의 문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허 전 청장이 지난해 12월30일 퇴임식 때 밝힌 “돌멩이와 쇠파이프가 난무하고 시위대와 경찰관이 피 흘리는 모습이 사라져야 한다”는 언급과 대동소이하다. 최 차장의 신년사는 경찰 내부의 조직적인 반발을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차장은 이어 “시민단체 학계 등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진지한 논의와 생산적인 토론을 통해 평화적인 집회시위문화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 한다”며 “안전관리를 위한 기법과 장비개발 등 집회시위 관리 혁신방안은 물론, 법적ㆍ제도적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차장은 경찰의 숙원사업과 관련, “수사구조개혁과 근속승진 등 핵심 현안을 전략적ㆍ기획적으로 접근해 반드시 좋은 결실을 이루자”고 덧붙였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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