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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 대화의 빗장부터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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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 대화의 빗장부터 풀어라

입력
2006.01.0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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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에는 전운만이 진하다. 희망을 말하는 힘찬 진군보다는 타도와 투쟁의 모진 소리들이 넘친다. 각 당이 어제 시무식을 가졌지만 앞세우는 목표들이라고는 지방선거에서 이기겠다는 불타는 전의 뿐이다. 사학법 개정 반대투쟁 하느라 장외로 나간 한나라당은 시무식도 산 위에서 치렀다고 한다.

이들에게 국회의 파행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표정들이다. 옳으니 그르니 책임을 따지지만 그로 인한 국민의 피해, 정치 불신에 빠진 허탈한 심정에 마음이나 눈길을 돌리는 인상은 전혀 없다.

지방선거, 후보경선, 전당대회, 개헌논의 등 올 한 해 정치권에 닥친 일정과 의제들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는 것 도 벅차 보이는데, 이 상태로 가다가는 모든 것이 자기들만의 잔치판, 끼리끼리의 싸움판이 되고 말 공산이 크다.

여권의 두 장관이 이 판에 뛰어들어 개각을 하게 되고, 정부에는 정치권 인사들이 자리를 차지해 들어갔다. 또 대통령은 이런 현상을 예견하고 적정하게 관리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를 촉진하고 거들어 왔다.

선거 우선, 정치 우선이 득세하는 판에서 국민을 위한 순수한 국정이나 진정한 정부의 기능을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연초부터 공공연히 일이 이렇게 벌어지고 있으니 서민생활과 경제활로는 암담해 지는 듯하다.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관련법안의 뒷받침도 없이 처리된 엉터리였다는 소식도 예사로 여길 일이 아니다. 작은 행정 조치 하나에서 경제 외교 등 정책 방향에 이르기까지 대소 간 나라 일이 파행과 투쟁의 정치바람에 희생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국민이 정치를 믿고 기댈 구석은 어딜 봐도 찾기 어렵다. 여야 관계 만이라도 대화를 복원하는 정상화가 시급하다. 그 물꼬는 여당이 주도해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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