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2005년) NHN의 성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해외진출 성공’이다. 일찌감치 진출한 일본, 중국에 이어 지난해 10월 미국에 세 번째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일본, 중국의 경우 단순한 현지 진출이 아닌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어 인터넷기업으로서 해외진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중심에는 NHN의 김범수(40) 해외사업담당 대표가 있다.
김 대표가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이유는 NHN의 해외진출 전략과 관계가 깊다. NHN은 해외에 진출할 때 우선 게임사업부터 시작하고 커뮤니티, 검색 등의 서비스가 뒤를 따른다는 글로벌 전략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1998년에 NHN 성장의 밑바탕이 된 한게임 커뮤니케이션을 만든 장본인인 만큼 인터넷 게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매 분기마다 해외법인장들이 참가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강조하는 사항이 있다. 바로 현지화다. 그는 한게임을 국내 최고의 게임포털로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실정, 문화, 정서에 맞는 게임을 서비스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게임 만큼은 지역마다 문화,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 1위가 현지 1위로 이어질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 결과 일본의 NHN재팬은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한게임의 고스톱 대신 ‘파친코’ 게임을 시작했고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2004년에 현지 법인이 246억원 매출, 35억원 흑자전환의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 NHN재팬은 현지 회원수 1,500만명, 동시접속자수 13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2위인 야후게임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일본내 게임포털 1위로 올라섰다. 2004년 6월 중국 하이홍사와 합작한 현지 법인 렌종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마작 게임으로 1억7,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올해 미국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미국 역시 게임 서비스로 시작해 커뮤니티 등 다른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현지에 맞는 게임개발 및 운영전략 수립에 여념이 없다. 이를 위해 그는 요즘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 현지 법인 NHN USA가 있는 델라웨어에서 보내고 있다. 미국 시장이 성공하면 유럽, 남미 등 세계로 NHN 서비스를 넓혀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장기적인 목표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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