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은 CEO보다는 사회운동가로 더 유명하다. 생명의 숲 공동대표, 윤경포럼 공동대표, 서울그린트러스트 재단이사장, 학교법인 유한학원 이사장, 피터드러커 소사이어티 이사장 등 그가 맡고 있는 사회단체 직책은 일일이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렇다고 그가 CEO로서의 책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사원에서 출발해 1995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탁월한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10년째 장수하고 있으며, 유한킴벌리의 투자사인 킴벌리클라크 동북아시아 총괄 사장까지 맡고 있다.
문 사장은 기업의 사회공헌이라는 개념 조차 없었던 1984년부터 숲 보호활동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기업 공익활동의 모델을 제시했다.
이 캠페인을 통하여 국유림 나무심기 및 숲 가꾸기, 학교 숲 조성과 자연친화적 교육공간 만들기 운동, 도시 숲 조성 운동, 청소년 교육활동 등 사회 공헌의 범위를 넓혀왔다. 나아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외환위기가 몰아 닥친 1998년에는 숲을 살리면서 실직자도 구하자는 ‘생명의 숲 국민운동’을 제안해 실직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숲의 환경적,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상생을 이끌어 냈다.
문 사장은 기업 경영에서도 고용을 늘리면서 동시에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양립하기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냈다. 바로 4조2교대라는 혁신적 근무방식을 도입해 평생 학습체제를 갖추면서 기업의 생산성도 높이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냈다. 기업의 최고 가치를 사람에 두는 문 사장의 독특한 사람중심 경영철학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 사례는 고용 없는 성장에 고민하고 있던 참여정부에게 큰 감명을 주었고, 문 사장이 대통령 자문기구인 사람입국신경쟁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계기가 됐다.
문 사장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중 하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창조적인 일을 통해 사람들의 행복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한해 얻는 수입의 절반이상을 사회단체에 기부할 정도로 사회공헌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절반 가까운 CEO들이 그를 사회공헌리더로 선정한 이유이다. 사회와 기업의 동반성장, 바로 CEO이자 사회운동가인 문 사장이 추구하는 꿈이다.
김혁 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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