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고민 속에 병술년 새해를 맞았다. 새해가 밝았지만 작년의 이슈인 사학법 투쟁은 여전히 한나라당의 무거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달리 방도는 없다. 국회 바깥에서 계속 투쟁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투쟁 열기를 일정하게 유지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1일 오전 당사에서 열린 단배식에 참석한 당직자들도 말끝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서로 물으며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나라당은 11일 수원을 시작으로 17일 창원에서 장외 집회를 갖기로 했다. 또 의원들에게 지역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해외여행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작년과 같은 방식으로는 투쟁을 계속 끌고 나가는데 한계가 있다”며“한 단계 투쟁 수위를 높여야 하는데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당 안팎으로 투쟁의 불길을 지필 새로운 계기가 생기지 않는 투쟁력은 점점 약해질 수밖에 없다.
원내대표 경선(1월12일),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2월18일), 지방선거 당내 경선(3월) 등 예정된 정치 일정이 하나씩 다가올 수록 사학법 카드를 계속 들고 있어야 하는 한나라당의 부담은 커져 간다.
당 일각에서 박근혜 대표의 단식, 의원직 사퇴 등 극단적 투쟁을 불사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한나라당의 처지가 그만큼 어렵다는 증거다. 한 당직자는 “1월은 이대로 가겠지만 여당 전당대회가 개최되는 2월엔 무언가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다소 막연한 기대를 내놓았다.
박 대표와 함께 사학법 투쟁을 이끌고 나갈 또 다른 한 축, 원내대표를 누구에게 맡겨야 하느냐는 문제도 한나라당에게는 골치 아픈 문제다. 당 중진 상당수가 광역단체장 출마쪽으로 방향을 잡아 마땅한 후보를 찾기가 어려운 탓이다.
4선의 김형오, 3선의 권철현 김무성, 임인배, 안택수 의원 등이 자천 타천으로 원내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대여 투쟁에 강점이 있는 이재오 의원이 적임이라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서울시장 경선을 향해 뛰고 있다. 내년 6월께 새로운 대표와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원내대표의 임기를 얼마로 하느냐는 논란도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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