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질적으로 급성장하는 여성파워를 가장 실감케 하는 분야다.
2003년 2월 강금실 전 장관이 여성 첫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검찰과 법무부 개혁을 이끌며 섬세한 카리스마와 세련된 여성성으로 고위공직자로서 드물게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다. 그해 8월에는 여성법관 선두주자였던 전효숙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첫 여성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다. 당시 최종영 대법원장이 엘리트 남성법관만을 대법관으로 제청하는 폐쇄성을 고집하다 법원 내부 개혁파의 반발을 불렀던 ‘대법관 제청파문’ 직후였다.
2004~2005년에는 김영란 대법관 임명에 이어 이영애 춘천지법원장, 김소영 공주지원장 등이 각각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해당보직(대법관, 지법원장, 지원장)을 차지했다.
사법부처럼 고위간부가 탄생하지는 않았지만, 검찰도 일선 수사요직에 여성들이 배치됐다. 2004~2005년 조희진 검사가 여성 첫 부장검사와 사법연수원 검찰 교수에 연달아 임명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는 이지원 검사가, 수원지검 조직폭력사범 담당 부서에는 정옥자 검사가 배치돼 활약했다.
양적인 면에서는 더 괄목할 만 하다. 2005년 정식 판사로 임용된 예비판사 110명 중 54명(49.1%)이 여성이고 예비판사로 임용된 사법연수원 수료생 97명 중에는 47명이 여성이다. 2003년부터 절반가량에 육박하는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1994년 전체 검사 952명 중 여성은 8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여검사가 138명으로 늘어 9.2%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05년 신규임용된 검사 중 30%가 여성이었다. 2005년 사법시헙 합격자 중 여성비율은 32.3%로 수석합격과 최고령 합격을 모두 여성이 차지하기도 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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