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불안요인은? 정책 일관성 부족 43% 정치불안 30%
대다수 국민은 국내 경제의 불안이 정부와 정치권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사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 지난달 27~28일 전국 성인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경제 불안요인을 묻는 질문에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족’이 42.7%, ‘정치불안’이 29.7%였다. 정부와 정치권 등 지도층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72.4%에 달한 셈이다.
이는 62.1%가 국가발전에 가장 기여한 집단으로 대기업(44.6%)과 중소기업(17.5%)을 꼽은 결과와 뚜렷이 대비된다. 기업은 잘 하고 있는데 정부와 정치권의 혼선과 무능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시각이 드러난 셈이다.
경제 불안 요인으로는 ‘정부 정책 일관성 부족’과 ‘정치 불안’에 이어 ‘노사관계 악화’(10.2%), ‘사회안전망 미비’(5%), ‘설비투자 부진’(4%), ‘기업경영권위협’(3.8%), ‘소비부진’(3.4%), ‘재벌의 부도덕성’(0.2%) 등이 지목됐다.
‘정부 책임론’은 화이트 칼라(51.9%)와 서울(51.1%), 인천ㆍ경기(48.4%) 등 수도권에서 두드러졌고, 소득과 학력이 높을수록 많았다.
‘정치불안’은 농어업(43.9%)과 호남권(48.6%), 100만원이하 저소득층(35.9%)에서 많은 편이었다. 또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정부 책임’(46.8%)을 우선적으로 들었고, 열린우리당 지지자들 사이에는 ‘정부 책임’ (35.9%)과 ‘정치불안’(33.3%)이라는 응답이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노사관계악화’라고 답한 계층은 블루칼라(22.5%), ‘사회안전망미비’는 20대(7.1%), ‘설비투자부진’은 자영업자(7.1%) 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집단에 관한 설문결과는 최근 삼성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대한 국민인식이 그리 나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시민단체가 (12.3%)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뒤를 이었다.
반면 국회(7.6%), 경찰(2.9%) 검찰(1.6%) 청와대(1.4%) 행정부(1.1%) 법원(0.9%)은 한 자릿수 또는 그에도 미치지 못한 지지율을 기록해 국가기관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계가 0.5%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최근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파문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대기업을 국가 발전 동력으로 꼽은 답변은 화이트칼라(51.4%), 서울(53%)에서 많았고, 중소기업은 30대(24.1%)와 자영업(23.1%)에서, 시민단체는 학생(21%), 호남권(23.4%)에서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 사회 생활 형편은? "별다른 변화 없을 것" 59%
‘새해 생활형편이 좋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이 59.4%로 가장 많았다.
‘아주 좋아질 것’(2.4%)과 ‘다소 좋아질 것’(23.6%)이 ‘아주 나빠질 것’(1%)과 ‘다소 나빠질 것’(13.7%)보다 높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국민은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그리 낙관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새해 형편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답변은 모든 지역과 연령 대에서 고루 절반을 넘은 가운데 60세 이상(65.1%)과 블루칼라(64.8%), 부산ㆍ울산ㆍ경남(67.1%)에서 평균보다 응답률이 높았다.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은 젊은 층과 고소득ㆍ고학력층, 수도권과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 많이 제기됐다. 반면 비관론은 고연령층과 저소득ㆍ저학력층, 대구ㆍ경북과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강세를 보였다.
‘여유자금이 생긴다면 어디에 투자하겠는가’라는 물음엔 ‘은행예금’(42%), ‘부동산 투자’(39.6%), ‘주식투자’(12.7%), ‘채권투자’(2.5%)의 순서로 답했다. 최근 증시활황과 낮은 은행 금리 등을 감안할 때 다소 의외의 결과라는 견해도 있다.
은행예금은 60세 이상(66.9%), 중졸이하(64.1%), 저소득층(68.6%)과 부산ㆍ울산ㆍ경남(57.5%)에서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투자라는 응답은 땅 값이 가장 비싼 서울(49.8%)에서 두드러졌다. 주식 투자는 20대(18%)와 학생(23%)층에서 인기가 있었다.
새해 가장 절실한 소망으로는 ‘본인과 가족의 건강’(46.5%)이 가장 많았고, ‘경제적 안정’(33.6%)과 ‘화목한 가정’(12.5%), ‘본인ㆍ가족의 취업’(4.7%), ‘본인ㆍ가족의 승진과 진학’(2.3%)이 뒤를 이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 개인이념 성향은? 중도 38 · 진보 33 · 보수 29%
우리 국민 중에는 자신의 이념을 ‘중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와 ‘진보’는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이념성향을 묻는 질문에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는 37.5%였다. 이어 ‘다소 진보’와 ‘다소 보수’가 각각 27.4%로 같았다. ‘매우 진보’는 5.8%, ‘매우 보수’ 1.2%로 조사됐다. 결국 중도 다음으로는 진보(33.3%)가 보수(28.9%)보다 조금 많았다.
때문에 응답자들의 응답분포를 놓고 보수를 1점, 중도 3점, 진보 5점으로 환산해 평균을 산출한 결과 3.09점이 나와 국민 이념이 전체적으로 중도에 가장 가깝다는 사실이 재 확인됐다.
본보가 실시한 지난해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중도 45%, 보수 28.9%, 진보 24.7%로 이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향을 보였다.
자신의 이념이 중도라는 답변은 연령과 지역, 학력 등에 상관없이 골고루 나왔다. 진보라는 응답자는 젊은 층과 고학력, 고소득자에서 비교적 많았다. 지역별로는 인천ㆍ경기(45.3%)와 호남(37.8%), 정당별로는 민주당(47.7%) 열린우리당(45.9%) 지지 층에서 두드러졌다.
보수 이념은 성향은 중장년층과 저소득, 저학력층에서 상대적으로 짙게 나타났고, 대구ㆍ경북(42.0%)과 부산ㆍ울산ㆍ경남(38.9%), 한나라당 지지층(35.6%)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와 함께 대외 정책에서 가장 비중을 두어야 할 국가를 묻는 질문에 미국이 48%로 가장 높았고 중국도 36.5%를 기록했다. 북한은 3위를 차지했으나 6.7%에 머물렀고, 일본은 2.6%에 불과했다. 이 밖에 EU(2.1%), 아세안(1%), 러시아(0.9%), 중동(0.6%), 남미(0.5%)의 순서였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 줄기세포·사학법은? "黃교수에 재기 기회를" 46%
국민 절반 가까이가 논문 조작 파문에도 불구하고 황우석 교수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가 “맞춤형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다”는 서울대 조사위의 2차 발표(지난달 29일) 이전에 이뤄져 정확한 여론을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향후 배아줄기세포 지원방향을 묻는 질문에 ‘황 교수에게 재기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응답이 45.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황 교수를 배제하고 서울대 줄기세포허브가 계속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27.2%), ‘정부 차원의 지원을 중단하고 학계와 민간 영역에 줄기세포 연구를 맡겨야 한다’(14.5%), ‘황 교수와 서울대 줄기세포허브를 모두 배제하고 새로운 줄기세포연구팀을 지원해야 한다’(11.4%)의 순이었다.
‘황 교수에게 재기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은 60세 이상(56.6%), 농어업(52.1%), 중졸이하(56.4%), 100만원 이하 (59.5%) 계층에서 많이 나왔으며 황 교수의 출신지인 충청권에선 69.8%에 달했다. ‘황 교수 배제, 서울대 허브 계속지원’은 30대(30.9%)와 서울(37.4%)에서 비교적 응답률이 높았다.
이와 함께 최근 국회 통과에 이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해선 여전히 찬성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찬반을 묻는 질문에 ‘매우 찬성한다’가 15.6%, ‘대체로 찬성한다’가 41.2%로, 찬성론이 56.8%로 나타났다. 반면 ‘반대한다’는 대답은 37.9%로 ‘매우 반대한다’가 9.1%, ‘대체로 반대한다’가 28.8%였다.
찬성 의견은 20대(64%), 화이트칼라(65.6%), 호남권(64%), 열린우리당 지지층(74.5%), 민노당 지지층(67%)에서 평균치를 훨씬 상회했다. 무기한 장외투쟁에 돌입한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반대(49.7%)와 찬성(44.7%)이 비슷하게 나타나 시선을 모았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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