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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남학생 지원 열풍 "이만한 직업 어디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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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남학생 지원 열풍 "이만한 직업 어디있나요"

입력
2006.01.0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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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J고 3년 박모(18)군은 고민 끝에 서울교대에 원서를 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이 자신의 생각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박군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 돼 헤맬 바에야 교대에 진학해 일찌감치 초등교사의 길을 걷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정부 부처 국장급 간부인 경기 수원 K고 이모(18)군도 주저없이 경인교대에 원서를 접수했다. 이군은 “아버지의 권유도 있는데다가 초등교사는 정년까지 신분이 보장되고 방학 때 개인시간도 충분히 생겨서 좋다”고 지원동기를 털어 놓았다.

남학생 비율이 여학생의 절반도 되지 않던 교육대에 남학생 지원이 급증해 전례 없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1일 교육인적자원부와 청솔학원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11개 교육대가 2006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5,534명 모집에 1만5,382명이 지원, 2.7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 남학생 지원자는 5,713명으로 2005학년도(4,150명)에 비해 무려 30% 이상 늘었다. 교대 남학생 지원자는 전체 경쟁률이 4.33대 1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던 2004학년도 7,703명을 기록했으나 1년 만에 급감한 바 있다.

교대별로는 청주교대와 춘천교대를 제외한 9개 대학에서 남학생 지원이 크게 늘었다. 공주교대의 경우 569명이 지원해 전년도(265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교대(257명→427명) ▦부산교대(307명→559명) ▦경인교대 경기캠퍼스(246명→437명) ▦경인교대 인천캠퍼스(264명→484명) 등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남녀 지원자 비율도 지난해 31.6% 대 68.4%에서 37.1% 대 62.9%로 남학생 지원자가 5%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입시전문가들은 교대에 남학생 지원이 급증한 가장 큰 이유로 극심한 취업난을 들고 있다. 청년 실업이 가중되면서 진로 선택을 앞둔 남학생들이 정년(62세)이 보장되고 방학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실리’를 좇아 초등교사 양성기관인 교대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초등교사직은 승진 기회의 제한과 보상 체제의 미흡 등으로 우수한 젊은 남성 인재들이 기피했던 게 사실”이라며 “지금처럼 취업난과 직장에서의 신분불안정이 계속된다면 교대 남학생 비율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교육부가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월 현재 초등교사 남녀 비율은 29% 대 71%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여교사가 2만543명인데 비해 남자 교사는 4,801명으로, 5명 중 4명은 여교사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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