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에서 압도적 표차로 마케팅 리더(제조업 분야)에 선정된 김동진(사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실적 리더 분야에서도 많은 CEO들의 지지를 받았다. 2005년 현대자동차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영에서 거둔 눈부신 성과를 생각하면 그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만 하다.
원칙과 정도를 중시하는 CEO로 통하는 김 부회장은 자동차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쏘나타’를 2005년 가장 많이 팔린 차에 등극시킨 숨은 주인공이다. ‘세계 수준의 품질과 상품 경쟁력을 갖춘 럭셔리 프리미엄 대형 세단’을 모토로 개발된 신형 ‘그랜저’ 돌풍도 그를 빼 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그랜저는 첫날 1만1,362대가 계약되며 승용차 부문 역대 최다 계약을 기록했고 지난해 8월엔 대형 승용차로는 처음 월간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말 출시된 신형 ‘싼타페’도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물론 현대차의 이러한 성공은 무엇보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의 품질 경영과 현장 경영, 글로벌 경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러한 정 회장의 철학을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구현하는 야전 지휘관이다.
현대차는 명실공히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의 선두 반열에 들어섰다는 게 업계 평가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현지 생산 공장을 준공,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을 뿐 아니라 ‘드라이브유어웨이’(Drive your way)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설정, 글로벌 톱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 첫 결실로 지난해 7월 비즈니스위크지와 인터브랜드사가 공동 조사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 중 84위, 자동차 업체 중 9위를 차지했다.
김 부회장은 원래 발명가가 꿈이었다. 이를 위해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 핀레이공대에서 산업관리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1978년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 기술연구소장으로 스카우트되며 정 회장과 인연을 맺었고 이후 20년 가까이 자동차 부품 및 갤로퍼 개발에 주력했다.
올해는 현대차가 공식후원하는 독일월드컵이 개최되는 만큼 이를 계기로 글로벌 베스트카라는 이미지를 뿌리내리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김 부회장의 신년 각오이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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