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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신년특집-한국을 이끄는 CEO/ 비전리더 황영기 우리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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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신년특집-한국을 이끄는 CEO/ 비전리더 황영기 우리은행장

입력
2006.01.0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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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토종은행장으로서 주위의 기대도 크고, 또 열심히 하라는 격려 아니겠습니까.”

이번 조사에서 66.3% 지지율로 최고 득표를 한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서도 ‘토종은행’이라는 화두를 빼놓지 않았다. 토종은행은 황 행장이 고객과 직원들에게 제시하는 올해 우리은행의 ‘비전’이다.

“금융에 대한 지배권이 외국으로 넘어가면 경제 주권을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은행으로서 권리를 제대로 찾고, 국민경제에 더 많은 기여도 하겠다는 뜻입니다.”

황 행장은 토종은행으로서 권리를 찾아오는 대신 의무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고 1조원 규모로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 대출상품을 만들려고 합니다. 담보도 안 받을 예정입니다. 설령 대출이 부실해져도 은행 직원들에게 사후책임도 묻지 않을 겁니다. 5년 10년 걸려 기술 개발에 성공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제대로 기술을 평가해 은행이 전폭 지원해야 합니다.”

황 행장은 우리금융을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통째로 외국에 넘겨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화 시대에 글로벌 은행으로 서려면 외국의 아류 모델로는 안됩니다. 외국인을 제압할 수 있는 우리식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은행은 그런 경영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국민연금과 재벌 색체가 없는 포스코, KT 등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황 행장이 지난해 직원들에게 제시했던 화두는 ‘솔개 정신’이었다. 솔개는 40년쯤 살면 부리가 너무 길게 자라 먹이를 쫄 수 없어 죽게 되지만, 부리를 바위에 짓이기는 고통을 참은 솔개는 30년을 더 산다는 것. 황 행장은 부리를 짓이기는 심정으로 직원들을 영업전선으로 내몰았고, 경쟁력 강화를 독려했다. 전문가가 대접 받을 수 있도록 직군 분류제를 확립하고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등 인사 시스템을 혁신했다.

이 결과 우리금융의 주가는 2004년말 8,350원에서 1년 만에 2만원을 훌쩍 넘었다. 공적자금 12조원을 100% 회수할 수 있는 17,800원도 상회한 것. 우리은행은 지난 한해 시중은행 가운데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 은행 자산도 지난해 9월말 135조원으로 9개월만에 13.4% 증가했고, 지난해 3ㆍ4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은 1조2,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44%가 증가했다.

황 행장은 스스로 ‘검투사’라는 별명을 즐기고, 직원에게도 그 정신을 주문한다. 많은 CEO들이 인정한 그의 리더십과 전략이 올해 본격적으로 불붙을 금융대전에서 어떤 명승부를 낳을지 자못 주목된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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