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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새해 경제전망과 그 해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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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새해 경제전망과 그 해석법

입력
2006.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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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들의 예측능력은 잘 틀리기로 소문난 일기예보관보다 떨어진다. 예보관은 적어도 자기가 틀린 사실은 바로 깨닫는 데 비해 경제학자는 매우 늦게 알게 되거나 때에 따라서는 틀린 사실을 영영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사람들은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전문가들이 풀어주기를 기대하며, 특히 새해가 되면 기업이나 가계 설계를 위해 그 해 경제 예측이나 전망에 대해 주목하게 된다.

올해 경제 전망 중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거시경제지표 즉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의 고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일본 유럽 인도 등의 경제 상황도 비교적 괜찮아서 수출은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도 신용불량자와 가계부채 문제가 개선됨에 따라 회복되며 투자도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전체적으로 볼 때 5% 내외의 경제 성장을 할 것으로 국내 연구기관과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국제기구가 전망하고 있다.

●경기회복 관건은 체감의 폭

다만 최근 한국은행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10개 기업 중 2개 정도만 올해 경기가 나아진다고 보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재래시장 상인이나 영세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아직 경기 회복을 믿으려 들지 않는 실정이다. 따라서 실제 매출 상승 등으로 경기 회복의 결과를 체감하는 층이 넓어져야 경기 상승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본다.

경제 예측이 어려운 분야는 주가 환율 유가 등 시장에서 움직이는 가격변수이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더 큰 관심을 갖는 것은 이러한 문제들이다. 주식을 살까 말까 망설여지는데 금년 주가 전망을 알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연말에 주가지수가 1600 또는 1500 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나오고 있지만 시장의 가격변수에 대한 예측은 학문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사실 경제학자들도 중세의 연금술사들이 금을 만들기 위해 연구한 것처럼 돈을 잘 벌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주가를 예측하기 위한 모형을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국에는 ‘주가는 일정한 방식이 없이 임의적으로(random) 움직인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환율도 기업의 채산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지표이며 사전 예측의 필요성과 유용성은 높지만 이 역시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변수이기 때문에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미국의 대외무역적자가 누적되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국의 위안화가 절상되고 이에 따라 원화도 달러에 대해 절상될 가능성은 높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원화가 지난해 경쟁 상대국에 비해 절상 폭이 비교적 컸던 만큼 올해 대폭적인 절상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금리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변수이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정책 금리에 영향을 받는 지표다. 기본적으로 경기 회복과 함께 과거의 저금리 기조가 변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정책 금리의 변경은 통화 당국이 경제의 회복 속도를 감안하여 폭과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콜 금리를 이미 인상하였으며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는 점도 감안될 것이다.

●모처럼의 기회 살려나가야

정부의 부동산 대책도 큰 관심사다. 특히 8ㆍ31 대책 이래 유지되어 온 부동산 가격의 안정 문제가 큰 관건인데 정부가 정책의 우선 순위를 여기에 둘 것은 틀림없다. 다만 국지적인 부동산 가격 급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부적인 대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일은 남아 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지만 모처럼 맞은 경기 회복의 기회를 정부와 국민이 합심하여 살려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예측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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