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2004년 만든 1번 복제배아줄기세포도 DNA가 체세포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서울대 조사위 검증에서 드러났다. 황 교수가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는 것으로, 조사위의 추가 검증에서 확인되면 2004년 사이언스 논문도 철회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서울대 한 관계자는 “한국세포주은행과 서울대 문신용 교수 팀이 보관중인 1번 줄기세포의 DNA가 체세포 공여자의 DNA와 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사위가 확보한 환자의 체세포는 논문과 일치한 것으로 나타나 체세포만으로 줄기세포, 테라토마(줄기세포를 쥐에 주입해 생기는 기형종)조직의 DNA데이터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서울대 조사위의 1차 중간발표 전날인 22일 과학기술부 오명 총리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에게 전화 해 “중간발표를 미뤄달라”며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관계자에 따르면 오 부총리는 “중간발표에서 2005년 논문에 대한 결론을 발표하지 말고 모든 진상이 파악된 뒤에 한꺼번에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정 총장이 “국민들의 관심사인만큼 발표를 늦추기는 어렵다”고 말하자 오 부총리는 “서울대 역시 이번 사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과기부 차관과 국장도 서울대 관계자에게 전화해 발표를 미뤄줄 것을 요청했다.
과기부는 이에 대해 “모든 의혹을 철저히 밝혀 종합해서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을 뿐 압력을 넣은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29일(현지시간) 황 교수의 2005년 논문에 대해 30일 이후 직권 취소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케네디 편집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05년 논문이 취소돼야 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논문의 공저자들에게 30일까지 철회 서명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서명을 받지 못할 경우, 편집장 또는 자체 조사위원회 명의의 취소 성명을 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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