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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소설가가 보는 황우석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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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소설가가 보는 황우석 파문

입력
2005.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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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파문’을 지켜보노라면 이 세상의 어떤 무협지도 지금의 상황 전개를 따라올 수가 없다. 매 상황마다 극에서 극으로의 반전이며 건곤일척이다. 누군가 소설을 지금처럼 썼다면 ‘한마디로 너무 황당무계하여 설득력이 전혀 없다’는 평을 듣고 말았을 것이다.

이 파문에 주연을 뛰어넘는 조연들의 역할도 끔찍할 만큼 무협지적이다. 어느 신문은 황우석 교수의 또 다른 복제견이 되어 거기에 대해 누가 조금이라도 의혹을 가지면 네가 바로 좌파며 빨갱이라는 식으로 ‘마녀사냥 색깔 권법’을 펼쳤다.

평소 원수처럼 여기던 방송이 줄기세포 의혹을 밝혀나가자 때는 바로 지금이다 하고 그 방송에 대한 광고 불매 운동까지 바람을 잡아나가다가 머쓱하게 자기 덫에 걸리고 말았다. 그래도 철판을 깔아 사과 한마디 없다.

후반에 ‘취재 윤리 권법’으로 등장한 또 다른 뉴스 전문 채널의 역할도 무협 영화의 주연을 뛰어넘는다. 등장 당시 전가의 보도 같던 ‘취재 윤리’가 갈수록 자기 행동 앞에 치사해져 가는 것도 흥미를 더하게 한다. 이런 세상 정말 소설 쓰기가 너무 힘들다. 어떻게 써야 저 현실의 건곤일척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것이야말로 바로 소설의 사회적 위기가 아닐까.

소설가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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