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丙戌)년 새해를 맞아 국내 종단 지도자들은 한해 동안 삶의 지표가 될 만한 메시지를 신년사에 담았다. 종교에 따라 비록 표현은 조금씩 다르더라도, 결국 분열과 갈등을 털어내고 사랑의 마음을 회복하는 것만이 나라와 개인 각자의 안녕과 행복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취지는 한결 같았다. 신년사들의 핵심을 요약한다.
▦ 정진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좋은 꿈이 다 이루어지도록 하느님께 청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불행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시며 생명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생명의 신비 안에서 하느님께서 마련한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기원합니다.
▦ 박경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한국 교회는 이 땅의 낮은 곳으로 내려가 우리 민족과 겨레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하느님의 손발이 돼야 합니다. 좁고 편협한 신앙의 틀에서 벗어나 분단과 분열과 갈등을 치유해야 할 것입니다.
▦ 최성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한국 교회가 스스로 반성하며 하나님을 신뢰하는 기도의 외침으로 역동성을 회복해 이웃과 사회를 섬기고 나라와 민족을 변화시키며 세계 선교의 사명을 이루는 그리스도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 법전 불교 조계종 종정
집집마다 건곤(乾坤)의 덕이 쌓이고 온 누리에는 혜일(慧日)이 충만합니다. 법에 얽매이면 자유롭지 못하고 이념에 집착하면 편견이 사람을 해칩니다. 욕망과 집착을 버리면 알을 품은 금 닭은 구름 밖에서 노래할 것입니다.
▦ 혜초 불교 태고종 종정
세상이 혼탁한 것을 남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혼탁한 책임이 나에게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전도된 생각을 바꾸고 자수정진(自修精進)하여 지정각(智正覺) 세계를 이룩하기를 바랍니다.
▦ 김도용 불교 천태종 종정
누가 밝은 거울 가져와 비춰주려나 / 구슬을 가지고도 스스로 알지 못하네 / 치닫는 시비의 파장 삼천세계에 미치나 / 흩날리는 눈송이 화롯불에 녹아 내리네 / 보살마음 내는 자는 모든 중생 보살이요…
▦ 혜일 불교 진각종 총인
모든 일이 원만히 성취되고 넘실거리는 새해의 상서로운 기운으로 나라와 민족의 평화와 안녕이 계속되길 서원합니다. 자연재해와 분쟁으로 고통 속에 헤매는 사람들이 빨리 평화로운 삶을 되찾기를 간절히 서원합니다.
▦ 이광정 원불교 종법사
불공으로 모든 존재를 살려내야 합니다. 그 무엇이라도 살려내려는 생각과 행동으로, 바꾸어 당하는 곳마다 불공으로 살려서 낙원은 오게 할지언정, 괴로운 고해가 오지 않도록 분발하는 한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 안운산 증산도 종도사
인류는 상생의 새 세상으로 전환하는 전환점에서 살고 있습니다. 상극의 원한과 갈등을 넘어 해원, 상생, 보은, 원시반본(原始返本)의 도심(道心)이 온 누리에 가득하고, 만천하에 참과 정의가 밝게 드러나길 축원합니다.
▦ 한광도 천도교 교령
힘 있는 분은 힘을 자제하고, 가난하고 힘 없는 분은 소외되지 않는 한해가 됐으면 합니다. 힘 있는 분이 자기 소리를 내면 사회가 시끄러워지고, 가난하고 힘 없는 분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면 사회가 밝아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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