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이 물러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허준영 경찰청장의 공개 사과에도 불구하고 성난 농심(農心)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 전용철ㆍ홍덕표 농민 사망 범국민대책위원회의 문경식(49ㆍ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ㆍ사진) 공동위원장은 28일에도 경찰청사 앞에서 시위를 열며 허 청장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문 위원장은 두 농민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했는데도 시위 진압 최고책임자가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청장이 임기제를 보장 받는 자리라는 원칙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가장 책임있는 자리라는 것”이라며 “임무 수행에 과실이 있다면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까지 고개를 숙이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상황에서 유족과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과잉 시위진압에 대한 책임을 느끼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이 준비하고 있다는 ‘신(新) 시위대처 방안’에 대한 회의로 이어진다. 그는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새 방안을 만들어봐야 소용이 없다”며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각오로 향후의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문 위원장은 시위현장의 충돌에 대해 스스로의 잘못을 전혀 도외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부상한 전ㆍ의경들을 보면 모두 내 아들, 우리 조카와 같은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농민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며 “농민들의 ‘과격성’을 말하기 전에 왜 이들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나를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문 위원장은 “전국 350만 농민들이 바라는 것은 도시 중산층 시민과 같은 사회ㆍ문화적 환경 속에 생활하고 싶다는 것일 뿐”이라며 “농민이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안정적인 구조를 조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상진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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