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주박] '불 냈다가 불 껐다가' 노숙인 10여차례 '엽기방화'

○…갓 출소한 전과자가 사람들과 어울려 불을 끄고 싶어서 불을 질렀다가 또다시 철장 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9일 상가와 주택가 주차장에 쌓여 있는 폐지 더미에 수 차례 불을 지른 뒤 동네 주민들과 함께 불을 끈 노숙인 박모(34)씨에 대해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1시1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다세대주택 1층 주차장에 있던 폐지에 불을 지르는 등 이달 25일까지 10차례에 걸쳐 방화를 해 2,2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입힌 혐의다.

절도죄로 복역하다 10월 출소한 박씨는 불을 지르고 자신이 “불이야”라고 소리쳐 인근 주민들이 달려 나오면 함께 어울려 불을 끈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경찰에서 “출소 후 사회적응도 안되고 사람들도 나를 피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불을 끌 땐 외로움을 잊을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