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허위로 드러나고 있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서 황 교수를 또한번 압박하게 될 것은 난자 문제이다. 이미 연구에 사용된 난자의 개수가 논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은 비윤리성 문제는 바로 난자 제공의 강압성 여부이다. 황 교수가 연구원의 난자를 강압적으로 제공받았다는 여러 정황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압성이 명백하게 밝혀질 경우 형사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황 교수는 연구원의 난자 제공을 부인하다 지난 달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번복하면서 난자제공은 어디까지나 자발적 의사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서울대 조사위원회 등 각 기관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진실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MBC PD수첩의 황 교수팀 줄기세포 검증 과정에 참여했던 김형태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난자를 제공한 한 연구원이 2003년에 쓴 글이 있는데, 이 내용이 공개되면 윤리 문제가 다시 한 번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생명으로 볼 수도 있는데 너무 괴롭다”, “연구원을 계속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등등 여성 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한탄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고 한다.
PD수첩은 1월 3일 재개할 첫 방송에서 연구원의 난자 기증이 자발적인 게 아니었으며 미즈메디병원이 제공한 난자가 매매된 것임을 황 교수도 알고 있었다는 내용을 보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PD수첩은 당시 연구원이 황 교수로부터 압박을 받아 난자를 기증하게 된 심경을 동료에게 토로한 메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있은 국가생명윤리위 간담회에서도 이런 내용이 논의됐다. 국가생명윤리위는 “모 연구원의 난자 제공이 자발적이었는지 의혹을 사 확인 후 판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또 미즈메디병원에서 난자를 채취한 62명의 여성 중 10여명이 과배란증후군으로 입원 치료를 받거나 외래진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자의 개수도 황 교수의 말과는 큰 차이가 났다. 황 교수의 올해 5월 사이언스 논문에는 18명의 여성에게서 185개 난자를 제공받아 연구에 사용한 것으로 돼 있다. 또 2004년 논문은 10명의 여성에게서 242개의 난자를 얻은 것으로 보고했다.
그러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지난해 말까지 65명으로부터 900개 넘는 난자를 제공했다고 밝혔고, 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도 올해 1, 2월에 11~12명의 여성에게서 30~40개의 난자를 얻어 제공했다고 말했다.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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