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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떠오르는 中國곁에 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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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떠오르는 中國곁에 둔 우리

입력
2005.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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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중국 정부는 ‘중국, 화평발전의 길’이라는 백서를 공표했다. 이 백서에서 중국 정부는 중국의 평화적 발전이 인류의 빈곤 감소와 생활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세계평화와 국제협력을 촉진하며, 주변지역의 안정과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여 세계평화와 인류사회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 시점에서 이러한 내용의 백서를 새삼스럽게 간행하게 된 것은 중국의 부상에 대한 세계 각국의 우려에 대해 나름의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이해된다.

1970년대 말 개혁ㆍ개방 정책으로 선회한 중국이 21세기 접어들어 눈부신 기세로 경제적 발전을 이룩하면서 정치ㆍ외교적으로 발언권을 강화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중국의 부상이 기존 세계질서나 동북아 질서를 동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과 우려가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美·日등 경계의 눈초리

미국 국가정보회의는 올해 1월에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마치 19세기 독일이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20세기 초반에 미국이 부상했던 것처럼, 2020년의 시점에서 중국이 산업 및 교역에서 글로벌 행위자로 부상하게 될 것이며, 군사비 규모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 국방부도 7월에 발표한 중국 군사력에 관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국방비가 중국 정부가 공표한 액수의 2~3배에 달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표명한 바 있다.

일본도 중국의 부상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 발표한 신방위계획대강에서 일본은 중국의 해ㆍ공군 현대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으며, 아소 다로 외무성 장관도 최근 중국의 군사비 지출 증가가 일본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고 명언하고 있다. 또 제1야당 당수인 마에하라 세이지는 중국이 군사적으로 위협요소가 되고 있음을 밝히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중국의 부상은 우리로서도 결코 남의 일이 될 수 없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이 강력한 왕조에 의해 통일되거나 강화될 때 한반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몽골 민족이 중원을 석권할 때 그 영향은 고려 왕조에도 밀려와 친원 정권이 수립되었다.

원명 교체기의 혼란도 한반도에 파급되어 고려에서 조선으로의 왕조 교체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만주족이 부상하여 명 청이 교체될 때에는 병자호란과 정묘호란의 변란이 일어났다. 중일전쟁 및 국공내전의 혼란을 수습하면서 등장한 중국 공산당 정부가 한국전쟁 때 북한을 지원하면서 개입한 역사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우리는 92년 한중수교 이후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안보 측면의 교류도 한일관계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발전시킬 것을 공표하였다.

이 같은 한중관계의 긴밀화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번영 보장을 위해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중국의 평화적인 강대국 부상은 우리의 국가이익 및 지역질서 공동이익 실현을 위해 중요한 조건임이 분명하다.

●동북아 안정 지혜 요구돼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강대국 부상에 따라 동북아에서 일본과의 사이에 군사 영토 자원개발 역사문제 등에서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지역질서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관계가 드러나는 현상은 우리의 국가이익 실현에 불리한 여건을 조성한다.

중국의 부상이 기존 국제질서를 동요시키지 않고, 여타 국가들로부터 신뢰를 얻으면서 더욱 평화로운 과정 속에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기여할 방책은 무엇인가.

중국과 어깨를 맞대며 살아가야 할 우리는 중국의 부상이 한중관계 및 동아시아 질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선린외교의 지혜를 짜내야 할 것 같다.

박영준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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