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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림보' 폐기 논의/ "세례 못받은 아기도 천국 갈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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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림보' 폐기 논의/ "세례 못받은 아기도 천국 갈수 있어야"

입력
2005.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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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이 세례받지 못한 영혼이 머무는 ‘림보’의 퇴출을 결정할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이 달 로마 교황청에서는 세계의 권위 있는 신학자 30여명이 국제신학위원회(ITC)를 열어 림보 문제를 논의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신학적 조언가인 이들은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수가 림보 해석의 수정에 동의, 이르면 내년 교황청의 입장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성소(古聖所)로 번역되는 림보(Limbo)는 세례를 받지 못한 어린이나 이교도 등의 영혼이 죽어서 가는 곳을 말한다.

인간이 죄를 완전히 씻지 못하고 죽어 머무는 연옥과 달리 어린 아이들처럼 원죄만이 있는 영혼이 이 곳에 머문다.

가톨릭의 공식 교리는 아니지만 성 토마스 아퀴나스가 처음 제시한 이래 천당의 경계에 존재하는 것으로 믿어졌다.

림보에 대한 믿음은 그러나 구원의 측면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했다. 림보의 인정은 세례를 받지는 못했지만 순진한 영혼이 천국에 이를 수 있는 길을 차단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은 한편으로 낙태를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강화시켜왔다. 그러나 유아 사망률이 높은 아프리카 아시아의 신도들에게 림보는 무엇보다 잔인한 것이다.

교황 베네틱토 16세는 1984년 추기경 시절 인터뷰에서 림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신학적 조언자였던 그는 “림보가 명백한 믿음의 진실인 적은 없다”며 “개인적으로 신학적 가정에 불과한 림보를 폐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황은 지난해 즉위 후에는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이 문제가 교황의 무오류성과 관련되기 있기 때문이다.

1905년 교황 피우스 5세는 “세례받지 못한 어린 영혼은 신과 함께 할 수 없는 림보로 간다”며 림보에 대한 믿음을 한결 강조했었다. 변화의 계기는 1962~65 제2 바티칸공의회 때 찾아왔다.

공의회는 예수의 속죄로 세례받지 못한 교회 밖 사람들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요한 바오로2세도 “낙태한 어머니는 하느님과 함께 있는 아이에게서 용서를 구할 수 있다”며 림보 폐지에 적극적이었다.

ITC 라다리아 사무총장은 언제 림보에 대한 최종 보고서가 마련될 것인지를 묻자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는 “1년이 채 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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