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에서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수많은 스키어들이 설원에서 스키를 즐기는 사이,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홍보하느라 추위마저 잊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을 주 소비자로 하는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이 스키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뉴트로지나 마케팅팀 하문호 대리는 벌써 5일째 강원 평창군에 있는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하 대리를 포함한 10여명의 직원들은 스키장에 이글루 모양의 부스를 만들어 놓고 자사의 핸드크림을 이용, 스키어들에게 손 마사지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스를 찾는 사람은 하루 평균 5,700여명. 이들 중 미리 신청한 사람들에게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키장을 돌며 제품을 홍보하다 보면 볼과 귀가 찬 바람에 얼어붙지만,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는다. 하 대리는 “고생스럽기는 하지만, 마사지를 받은 고객이 우리 제품을 칭찬하는 순간, 피곤함은 눈 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KT&G의 ‘이글루캠핑’(www.sangsangmadang.com)은 이미 휘닉스파크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스키장에 지름 4m, 높이 2.2m짜리 모형 이글루 25개를 만들어놓고, 무료 스키강습, 모닥불 캠프, 인간 봅슬레이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KT&G는 매년 6억원의 비용을 들여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상상예찬’이라는 기업의 슬로건을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기업 이미지 제고에 큰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횡성군 현대 성우리조트에서는 ‘현대자동차배 아마추어 스키ㆍ보드 대회’가 내달 7일부터 22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스키와 스노보드 부문 우승자에게는 현대자동차 투싼과 클릭이 각각 1대씩 상품으로 제공된다. 현대차는 또 대회기간 동안 홍보관을 열어 싼타페, 투싼, 쏘나타를 전시하고, 고객 상담창구를 운영할 계획이다. 게임업체 EA코리아는 포터블플레이스테이션(PSP)용 스포츠게임인 ‘SSX 온 투어’(http://ssx.ea.co.kr)의 발매를 기념해 성우리조트에서 29~31일 스노보드 대회를 개최한다. 입상자에게는 트로피와 1,000만원 상당의 경품이 제공될 예정이다.
하이트맥주는 휘닉스파크와 성우리조트에서 연인원 2,100명이 참가하는 ‘대학생 스키&보드 캠프’(02-2025-6065)를 내달 1일부터 11차에 걸쳐 실시한다. 스키 및 스노보드 강습과 하이트맥주 공장 견학, 수영 레크레이션, 맥주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이 밖에도 용평리조트에서는 SK텔레콤이 TTL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여는 ‘윈터 익스트림 캠프’(www.ttl.co.kr)와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가 마련한 ‘짚 윈터 캠프’ 등이 31일부터 한달 동안 열린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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