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전문 케이블 방송 YTN이 29일 “김선종 연구원 취재 과정과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분석 취재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했던 점이 드러났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드러난 문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인터뷰 경위 등을 둘러싼 의혹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 등과 동행해 미 피츠버그대 김 연구원을 인터뷰한 YTN 김진두 기자의 출장비는 황 교수팀에서 부담했다가 귀국 후 사흘 뒤인 6일 항공료 600여만원만 사후 정산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기자는 최근 네 차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집에서 가져간 현금으로 항공료를 냈고 현지 체재비도 자비 부담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거짓말을 한 이유에 대해 “청부 취재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자칫 오해를 살 수 있어 그랬다”고 해명했다.
김 기자는 인터뷰 경위에 대해서는 “내가 부탁해서 가게 된 것이며 황 교수측 제안을 받지 않았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사후정산된 항공료에 대해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결국 ‘청부 취재’ 의혹만 부풀리는 꼴이 됐다.
YTN이 11월 중순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DNA 자체 검증 과정을 취재하고도 보도를 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YTN은 28일 “검사 의뢰 과정을 취재했으나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YTN 한 관계자는 29일 “6개 줄기세포와 체세포 DNA가 불일치한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으나 황 교수측이 시료가 오염돼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 보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줄기세포 진위 논란이 가열된 이후에도 이를 재확인하지 않았던 이유도 의문으로 남는다.
YTN은 이 같은 의혹이 확산되자 이날 종일 노사공동 대책회의를 열고 오후 사과방송을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김 기자의 출장비 지불과 관해 거짓말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공정하고 올바른 방송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실체적 진실규명과 비판적 접근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만 밝혔다. 이 때문에 사과라기보다는 ‘변명’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YTN은 “노사공동으로 공정방송위원회를 가동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대로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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