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줄기세포는 끝내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여러 차례 참담함을 맛본 터이지만 막상 실낱 같은 가능성마저 끊어지고 보니 또 한 차례 밀려드는 허탈감을 막기 어렵다.
서울대 조사위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내용은 간단명료하다. 올해 사이언스 논문에 실려 세계적 찬사를 부른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는 현재 하나도 확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들어졌다는 증거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선 2, 3번 줄기세포가 예상대로 미즈메디 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라는 사실이 최종 확인됐고, 초기동결 줄기세포 5개를 포함해 서울대 연구소가 보관 중이던 8개 세포주도 모두 환자 체세포와 일치하지 않는, 미즈메디 병원의 줄기세포였다.
혹시라도 황우석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동결 이전 단계에서의 바꿔치기’ 가능성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서울대 조사위의 “만들어졌다는 증거도 찾을 수 없다”는 언급을 새겨듣는 편이 좋을 듯하다.
이제 조사위의 남은 과제는 이른바 ‘맞춤형 줄기세포’ 연구가 과연 어느 단계에 이른 것인지, 맞춤형은 아니지만 지난해에 발표된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 확립은 사실인지를 밝히는 것이다.
국민의 우선적 관심도 거기에 쏠려 있다.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현주소가 밝혀지면 확대해석도 축소해석도 하지말고, 바로 그 자리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줄기세포 연구를 재개하자는 공감대도 형성돼 가고 있다. 우려됐던 국민적 허탈과 좌절이 비교적 빠르게 치유되고 있는 것만도 다행이다.
다만 자금 이동이나 관련자의 사생활 등에 대한 갖가지 추측과 소문이 나돌고, 그런 쪽으로 관심이 번지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아직 과학적 진실은 다 밝혀지지 않았고, 모처럼 모아진 국민적 관심을 바탕으로 과학 진실성 기반을 새롭게 다져야 할 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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