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해가 아쉬운 이 즈음이지만 격투기 팬들의 가슴은 콩당콩당 설레기만 하다. 격투기 대회의 양대 산맥인 K_1과 프라이드FC가 31일 나란히 화끈한 빅매치들을 펼치기 때문이다.
K_1은 일본 오사카에서 ‘K-1 다이너마이트’를 연다. 국내 팬들로서는 최홍만이 출전을 포기해 맥이 좀 빠지긴 했지만 올 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24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만큼 치열한 명승부가 예상된다. 올 월드그랑프리 챔피언 세미 슐츠를 비롯해 어네스트 후스트, 밥 샙, 무사시, 제롬 르 밴너, 피터 아츠 등 간판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가장 눈길이 가는 매치는 슐츠와 후스트의 신ㆍ구 맞대결. 일본 무술인 가라테로 무장한 슐츠는 지난 11월 월드그랑프리에서 211cm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인적인 니킥을 앞세워 우승을 거머쥐었다. 월드그랑프리 4회 우승에 빛나는 후스트는 공수에서 한 치의 빈틈도 없어 ‘미스터 퍼펙트’로 불린 사나이. 기량이 예전만 못해 올 월드그랑프리를 앞두고 은퇴를 선언했지만 경기 운영 등 노련미는 철철 넘친다는 평가.
‘야수’ 밥 샙은 일본의 희망 무사시와 일전을 치른다. 두 선수의 격투 스타일은 정반대. 밥 샙은 저돌성과 파워로 초반부터 상대를 마치 황소처럼 거세게 밀어붙인다. 반면 맷집이 좋은 무사시는 아웃 복싱으로 끈질긴 플레이를 펼치는 스타일이어서 섣불리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다.
프라이드FC는 일본 사이타마에서 남자들의 축제라는 뜻을 가진 ‘프라이드 남제(南祭)’로 팬들을 찾아간다.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미르코 크로캅, 마크 헌트, 반더레이 실바, 사쿠라바 카즈시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스타들이 링에 오른다.
‘하이킥의 달인’ 크로캅과 ‘사모아의 괴물’ 헌트의 리벤지 매치가 흥미롭다. 두 선수는 2002년에 K-1에서 맞붙어 크로캅이 1회 하이킥으로 다운을 뺏어내는 등 우세한 경기를 펼쳐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 8월 효도르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아쉽게 판정패한 크로캅과 1년간의 긴 휴식을 끝내고 오랜 만에 링에 오르는 헌트 중 최후에 누가 웃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얼음주먹’ 효도르는 브라질의 신예 줄루징요와 상대한다. 200cm 184kg의 거인인 줄루징요는 지난 10월 ‘프라이드30’ 대회에서 프라이드에 데뷔한 루키다. 기본적인 주짓수 기술과 함께 수준급의 복싱 실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진 줄루징요는 고드름을 아작아작 씹어먹으며 “얼음주먹 효도르도 바위주먹인 나한테는 상대가 안 된다”며 승리를 호언했다.
다이너마이트는 케이블방송 수퍼액션이 31일 저녁 8시부터 중계하고, 남제는 XTM이 오후 2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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