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특급’ 이천수(24ㆍ울산현대)가 마침내 활짝 웃었다.
이천수는 28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주최 2005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축구기자단 73명의 투표 결과, 41표를 얻어 32표를 얻은 ‘축구천재’ 박주영(FC서울)을 9표차로 제치고 영예의 MVP(최우수선수)에 등극했다. 이천수는 베스트 11 미드필드 부문도 수상, 2관왕에 올랐다.
신인상은 박주영이 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로 뽑혔고, 김병지(포항) 김두현(성남) 유경렬(울산) 등이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또 감독상은 장외룡(인천)감독이, 공로상은 개인통산 최다골기록(114골)을 작성한 김도훈(성남)과 김태영(전남)이 받았다.
이천수는 올 시즌 짧지만 굵은 활약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았다. 지난 8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적응에 실패하고 돌아왔을 때만해도 그가 쉽게 재기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천수는 특유의 악바리 근성으로 몸을 만든 끝에 팀 우승과 MVP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후기리그 14경기에서 7골-5도움을 기록하며 울산을 9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이천수는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등 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것이 득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전기리그를 전혀 뛰지 못했다는 약점도 극복하고 놀라운 프리킥 능력을 앞세워 완벽하게 부활한 이천수는 최단 경기인 50경기 만에 ‘20-20(22골-20도움)’클럽에 가입하는 대기록도 세웠다. 물론 팀을 9년 만에 정상으로 이끈 우승프리미엄이 작용했다.
하지만 이천수는 MVP 수상에 만족하지 않을 각오다. 내달 15일 떠나는 아드보카트호의 해외 전지훈련에 대비, 개인훈련을 거르지 않고 컨디션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이천수는 수상 직후 “올해 상당히 힘들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 주변에서 도와주신 코칭스태프, 가족,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또 “사실 MVP에 욕심이 났다. 후배 (박)주영이게는 미안하지만 내년 아니면 내후년에도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박주영을 위로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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