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전 회장의 유산을 놓고 벌어졌던 2세들의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게 됐다.
조 전 회장의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 부회장과 4남 메리츠증권 조정호 부회장은 28일 “부친인 조 전회장이 동생 중건씨와 처남 김성배씨에 명의 신탁한 정석기업 주식 6만8,000여주를 달라”며 장남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을 상대로 주식명의개서절차 이행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남호씨와 정호씨는 소장에서 “2003년 5월께 조 전 회장의 유산 중 양호씨가 지배주주로 있는 비상장법인 정석기업의 주식 6만8,000여주를 같은 해 말까지 종건씨와 김씨로부터 돌려받아 넘겨주거나 주식의 처분 대가를 주기로 합의했지만 2년 넘게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호씨 등은 “정석기업 6만8,000여주는 사실상 소유주였던 조 전회장이 중건씨와 김씨에게 4만8,000여주, 2만여주씩 명의만 신탁한 주식”이라며 “주식 명의자도 아닌 양호씨가 이런 내용의 합의를 한 것은 정석기업의 지배주주로서 중건씨와 김씨에게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측은 “6만8,000주는 합의 당시 조 전 회장의 차명주식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후 조사해본 결과 개인재산으로 확인돼 소송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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