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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 국회포기는 올바른 선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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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 국회포기는 올바른 선택인가

입력
2005.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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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의원총회가 임시국회를 포기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사학법 개정안 반대투쟁을 위해 내년까지 장외 집회에 주력키로 했다는 것이다. 예산안이 걸린 연말국회에 제1야당이 불참하는 경우는 사상 처음이다. 어려운 살림살이에 힘겹게 살아가는 국민은 한나라당의 이런 처사에 어안이 벙벙하다.

국회의 기능과 임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정부를 견제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야당에게 주어진 제일의 무기이자 직무가 예산안 심의이다. 비록 역부족이라도 역대 야당들이 몸싸움을 벌이며 날치기처리를 당하더라도 예산안 만큼은 반드시 따져 온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사학법 개정안을 반대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임무를 포기한다는 것은 어떤 설명을 갖다 대도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한나라당의 결정은 과감한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만용이다.

여당이 주도하는 사실상의 단독 국회가 썰렁하게 예산안을 처리하는 모습이 여당의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한나라당은 기대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데에는 여당의 잘못도 크다. 예산국회가 파행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학법 개정을 밀어붙인 것이 집권당의 원숙한 국정운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국회포기는 여당의 이 잘못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오판이다. 40%라는 가장 높은 지지를 갖고 있는 정당이 왜 더 당당하고 대승적인 정치를 펴지 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부동산 대책 입법에 대해 한나라당은 의견을 버리는 것인가. 또 자신의 감세안만이 최선의 살 길이라고 열을 올리더니 이를 스스로 폐기하는 행위를 무엇으로 설명하겠는가.

장외 정치를 통해 정권을 비난하는 것이 집권 가도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다면 이는 더 큰 착각이다. 민생을 따뜻하게 보듬어야 할 야당이 민생을 위한 임무를 내던지고 표를 달라고 호소한다면 이 것이야말로 포퓰리즘 정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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