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상품을 만들고 싶다면 소비 문화의 신양극화에 주목하라.”
초고가 명품과 초저가 제품, 다양한 기능을 겸비한 복잡한 제품과 제품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단순한 제품이 함께 잘 팔리는 ‘소비 문화의 신양극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2006년 소비시장 메가트렌드’ 보고서에서 새해 소비 시장의 특징을 ‘신양극화’로 꼽고 기업들이 이러한 흐름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신양극화란 지금까지의 소득 수준에 따른 소비 양극화와는 달리 서로 상반되는 가치의 소비 행태가 공존하며 동반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감성적 만족을 추구하는 제품에 대해선 기꺼이 지갑을 여는 ‘프리미엄 소비’가 확산되는 반면 생활필수품에 대해서는 한 푼 이라도 아끼려는 ‘실용주의 소비’도 공존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반증으로 핸드백이나 액세서리 등의 장신구 물가 지수가 최근 5년간 꾸준히 상승한 반면 내복이나 가정용 기구의 물가 지수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초고가 화장품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초저가 화장품 시장도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초저가 노트북컴퓨터와 MP3 플레이어 등도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보고서는 신양극화의 또 다른 면으로 ‘복합화’와 ‘단순화’를 꼽았다. 휴대폰의 경우 카메라, MP3플레이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가진 복합 제품이 내년 시장을 주도하지만 제품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가볍고 저렴한 휴대폰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 큰 인기를 모은 로봇청소기와 검색 기능만을 강조해 성공한 검색 사이트 ‘구글’도 이러한 예에 해당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소비 행태에 주목하며 ‘입소문 소비자’(얼리어답터)와 ‘안방족’을 잡아야 히트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입소문 소비자’란 선도적으로 제품을 구매한 뒤 평가하는 소비자로 최근 인터넷 댓글 문화가 확산되며 강력한 여론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안방족’이란 위험한 외부 활동보다 집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 하려는 성향의 소비자로 지금까지 밖에서만 가능했던 영화 감상, 운동, 안마 등을 집안에서 해결하려 한다.
홈시어터, 운동기구, 안마기구 등의 판매량이 느는 것은 이들 때문이다. 상의 관계자는 “최근 소비는 단순히 돈을 쓰는 행태에서 탈피,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새로운 소비자들의 성향과 요구사항을 파악, 이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