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고려대 등 7개 주요 사립대가 새 대입제도가 적용되는 2008학년도 입학전형에 대한 공동입장을 발표했다. 본래의 취지가 탈색된 수시1학기 모집을 폐지하고, 대학별 고사를 대폭 강화하는 게 골자다.
수시1학기 모집 폐지는 이 제도가 고교와 대학, 수험생 모두에게 엄청난 부담을 줘왔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조치다. 특기와 적성을 고려한 학생선발이라는 애초의 취지는 실종되고 오히려 교육현장의 붕괴를 가속화하는 기형적인 제도로 변질돼왔다.
대학서열화가 엄존한 상황에서 수시모집은 상위권대학의 우수학생 싹쓸이 수단으로 전락했다. 고교에서는 학사관리의 어려움을, 수험생들은 시험부담의 증가를 호소하는 등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교육부와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 등에서 수시모집 1학기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정부로서도 주요 대학들의 방침을 존중하는 것이 순리다. 현행 1,2학기 수시모집을 한번으로 통합하고 그 시기를 수능시험 이후로 조정하되, 수능시험을 10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해 볼만 하다.
그러나 이들 주요 대학이 내신의 신뢰도 부족을 이유로 학생부 성적을 줄이고 대학별 고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새 대입제도가 내신 반영비율을 높여 고교교육을 정상화한다는 것이 취지인데 오히려 비중을 낮추는 것은 이를 역행하는 조치다.
물론 이들 주장대로 학생부의 신뢰도와 수능 등급화로 인한 변별력 하락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신 상대평가제 도입과 성적 부풀리기시 제재방안 마련 등 교육당국도 여러 대책을 추진하는 마당에 내신의 비중을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별 고사 비중을 높일 경우 그 만큼 사교육비와 학생들의 학업부담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한다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 주요 대학들은 공교육 정상화 등 사회적 책임도 함께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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