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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극치' 뮤지컬 코미디 '프로듀서스' 13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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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극치' 뮤지컬 코미디 '프로듀서스' 13일 개막

입력
2005.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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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에서는 흥행에 성공하기도 어렵지만 작심하고 쫄딱 망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가 보다.

한 때 잘 나가던 뮤지컬 제작자 맥스는 야심작 ‘퍼니 보이’를 내놓지만 혹평 속에서 하루 만에 막을 내린다. 돈에 쪼들리던 그에게 회계사 레오는 투자금을 모아 의도적으로 작품을 망하게 하면 거액을 챙길 수 있다고 말한다. 둘은 최악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밤을 세워가며 말도 안 되는 대본을 발굴한 뒤 형편없는 게이 연출가에게 공연을 맡긴다. 연기의 ‘연’자도 모르는 듯 뻣뻣하기 그지 없는 배우들이 무대를 채운다.

그렇게 막을 올린 작품 ‘히틀러의 봄날’은 히틀러에 대한 완벽한 재해석이라는 호평 속에 관객들이 줄을 잇는다. 망해야만 한 몫 단단히 챙길 수 있는 맥스와 레오의 계획은 꼬이고 꼬일 수 밖에 없다.

극중극 형식에 요절복통의 전복적 상황이 끊임없이 웃음보를 자극하는 뮤지컬 ‘프로듀서스’의 내용이다. 패러디 영화의 귀재 멜 브룩스가 1968년 영화로 만들어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동명 원작을 2001년 무대로 옮겼다. 영화는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뮤지컬은 대성공이었다.

4년간 1,000만 관객을 불러모아 5억 달러(약 5000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2001년 작품상 연출상 작곡상 등 토니상 12개 부문을 휩쓸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갈아치웠다.

1월1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한국판 ‘프로듀서스’의 연습실에서도 폭소가 쉴새 없이 터져 나온다. 7주 동안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장면과 대사에 질릴 만도 한데 스태프와 배우들은 자신들이 만들어가는 극 앞에서 웃음을 참느라 갖은 애를 쓴다. 가히 브로드웨이 관객들이 30초마다 폭소를 터트렸다는 말이 과장은 아닌 듯 하다.

그러나 맥스와 레오 역을 맡은 송용태(53)와 김다현(25)의 웃음에는 고충이 스며있다.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이 말해주듯 ‘미녀와 야수’ ‘태풍’ ‘지붕 위의 바이올린’ 등에서 주로 엄하고 진지한 역을 맡아온 30년 경력의 송용태에게 이번 변신은 커다란 도전이다. “하이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줘야 하는데 망가지는 과정이 쉽지 만은 않네요.”

2년 경력의 풋내기면서도 많은 여성 팬을 확보하고 있는 김다현은 마냥 신이 난다. “대본을 받아보고 단숨에 읽어냈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어요.” 하지만 ‘헤드윅’ 무대와 연습실을 오가야 하니 체력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제작자인 설도윤(46) 설앤컴퍼니 대표는 웃음 속에서 프로듀서의 고달픈 일상을 들여다본다. 맥스가 감언이설로 투자자인 양로원 할머니를 꼬드기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에 작품 하나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프로듀서의 애환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뮤지컬의 전반적인 제작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일반 관객들은 엄청 웃을 거고, 뮤지컬 관계자는 내심 뜨끔하면서도 서글픈 감정을 느낄 거예요.”

공연은 60억원을 들여 미국에서 공수해온 무대장치와 의상으로 꾸며진다. 미국 순회공연과 일본공연을 지휘한 빌 번스가 연출을 맡았다. 대전 문화예술의전당(2월21일~3월5일)과 대구 오페라하우스(3월10~31일) 무대에도 오른다. 서울 공연은 2월14일까지. (02)501-7888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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