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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의 꿈' 컨테이너 집서 나래를 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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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의 꿈' 컨테이너 집서 나래를 펴다

입력
2005.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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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합격의 영예를 어머니 영전에 바치고 싶습니다. 가난은 조금 불편하지만 꿈을 이루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습니다.”

4가족이 집도 없이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아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파일럿의 꿈을 잃지 않은 전남 목포시 홍일고 3학년 박현철(18ㆍ사진)군이 공군사관학교에 수석 합격했다.

해남군 화산면 출신인 박군은 장애 1급인 아버지 박용도(53)씨, 할머니(89), 고교생인 동생(16)과 함께 정부로부터 기초생활보호를 받으며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해왔다. 어머니마저 8월 교통사고로 잃고 말았다.

공사 입시를 1주일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한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후 눈물로 시험을 봤다는 박군은 “장래에 저 같이 어려운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남모르게 도와주는 사람이 되겠다”며 “가난은 작은 장애일 뿐 공부하는 데는 결코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군은 4년간 전액 장학생으로 연세대 법학부에도 합격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품어왔던 비행기 조종사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해온 박군은 2주에 1차례씩 고향 집에 내려가 동생의 공부를 지도해주고, 고령인 할머니의 집안일을 거들어주며,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돌보아 주위에서는 효심이 지극한 청년으로 통했다.

홍일고 재단도 박군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고교 3년간 장학금과 생활관비 전액을 지원하는 등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목포=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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