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오후 무거운 표정으로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경찰 과잉진압에 따른 농민사망 사건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노 대통령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과문을 읽은 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허준영 경찰청장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허준영 청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 판단을 하기 전에 대통령이 경찰청장에 대해 문책 인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나 권한을 갖고 있느냐를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허 청장이 사의를 표명하면 수리할 의사가 있나.
“내가 해석하기로는 문책 인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나머지는 정치적 문제인데, 대통령이 권한을 갖고 있지 않으면 본인(허 청장)이 판단할 수밖에 없다. 본인이 어떤 판단을 했을 때 대통령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것은 이미 본인의 판단이 아니라 대통령의 판단을 말하는 게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대통령이 문책 권한을 갖지 않게 한 제도의 취지에 맞는지 무척 대답하기 어렵다.”
-폭력 시위에 대한 근본적 대책의 방향은.
“우발적이 아니고 처음부터 준비해서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정당성에 대해 어떤 근거를 갖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 같은 상황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시민사회단체의 책임 의식도 납득할 수 없다. 이런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도록 우리 모두 결과적으로 용납한 데 대해 참으로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다. 정부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폭력 시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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