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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거꾸로 가는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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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거꾸로 가는 KBO

입력
2005.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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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구단도 신상우씨를 추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상우씨가 총재가 된다 해도 낙하산 인사는 아닙니다.”

26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이사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상국 KBO사무총장은 전 국회부의장인 신상우씨의 낙하산 인사설을 부인하기에 급급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어느 구단도 총재후보를 추천하지 않아 언론 등 세간에 거론된 신상우씨를 만나 의사를 물어본 뒤 결정하겠다는 게 요지였지만 그간 무성한 내정설에 신 전부의장도 이미 “적법한 절차라면 수락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어 물어보나 마나 유력정치인의 총재취임은 기정사실이 됐다.

낙하산,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전 국회부의장을 옹립하려는 KBO 이사회의 이유가 한마디로 가관이다. 총재후보로 세간에 거론된 인사가 신상우씨만이 아니었고, 더욱이 프로야구계를 좌지우지하는 KBO의 총재 자리를 ‘세간’의 물망만으로 추대하겠다는 게 궁색하기만 하다.

더군다나 지난 1998년 프로야구 출범이후 관례처럼 된 정치인 출신 총재를 배격하고 자율 총재를 내세웠던 대의명분은 어디로 갔는지 온데 간데 없다.

당시 ‘중립 인사중에 선출해야 한다’는 정관규정 때문에 정부인가를 받지 못해 70여일간 대행딱지를 달고도 프로야구 구단들이 끝까지 자율총재를 관철시켰던 것은 정치인 총재의 폐해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의 개인 비리로 또는 정치적 흥망에 따라 1년도 채 자리보전을 하지 못해 프로야구의 난맥상과 파행을 부르고 팬들의 신뢰를 잃은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저간의 사정을 뻔히 아는 KBO나 구단이 과거로 다시 돌아가서 무슨 덕을 보고자 하는 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체육부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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