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이 황금알을 낳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일반 농산물에 비해 최고 2~3배 비싼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농약을 쓰지 않고 천적 곤충으로 해충을 잡는 사업이 급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림부는 26일 “2005년 현재 전체 원예작물 재배면적의 2.7%(1,463㏊)에 불과한 생물학적 방제 비중을, 2013년에는 50%까지 끌어 올리는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생물학적 방제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맹독성 농약으로 제거하는 대신, 사람과 농작물에는 무해하면서도 해충만을 잡아먹는 천적 곤충으로 없애는 것을 말한다.
농림부 계획대로 현재 2.7%인 생물학적 방제 비중이 50%까지 올라갈 경우, 천적 곤충을 거래하는 시장 규모는 2005년 95억원 내외에서 2013년에는 1,600억원 규모로 16배 이상 성장하게 된다.
농림부가 곤충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는 것은 관련 농가는 물론이고, 천적 곤충을 개발ㆍ보급하는 우리나라 관련업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똑같은 종류의 농산물이라도 생물학적 방제를 통해 무농약이나 저농약 수준의 ‘친환경 농산물’로 판매할 경우, 일반 농산물보다 평균 29%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특히 상추나 포도의 경우는 친환경 방식으로 재배될 경우, 소비자들이 각각 일반 농산물보다 3.4배와 1.7배 높은 가격에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농림부 관계자는 “2004년 전국 원예농가가 친환경 방식으로 재배했을 경우 농가소득은 6,566억원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하찮은 벌레가 돈을 버는 존재로 떠오르면서 국내 관련업계도 급성장하고 있다. 2005년 8월말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용으로 시판 중인 천적 곤충은 딸기 참외 파프리카 등에 피해를 주는 총채벌레의 천적인 ‘으뜸애꽃노린제’를 비롯해 총 14종이다. 이 가운데 5종은 토착종이고 9종은 원산지가 외국이다. 또 6종의 토착 곤충이 ‘해충 잡는 벌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중이다.
천적 곤충을 생산하는 업체와 이들 업체가 생산해 공급하는 천적 곤충의 종류도 1998년에는 한국IPM 1개 회사(2종)에 머물렀으나, 2000년에는 2개사 6종, 2003년에는 5개사 14종으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급성장은 국내 업체들이 외국 업체와 비교할 때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온실가루이를 공격하는 온실가루이좀벌의 경우 국내 업체의 공급가격은 3,000마리가 2만원으로, 미국 버그로지컬(4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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