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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디스카운트' 현실로

입력
2005.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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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파장이 국제 사회에서 한국 과학에 대한 불신으로 번져가고 있다. 한국인이 제출한 다른 논문에도 조작 의혹이 있다는 폭로가 나오는가 하면, 한국 과학계의 연구풍토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줄기세포 연구가 이제 한국에서 외국으로 거점을 옮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 과학계가 누리던 ‘황우석 프리미엄’이 ‘황우석 디스카운트’로 바뀌어가는 분위기다.

사이언스의 도널드 케네디 편집장은 24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학계를 거론하면서 “이번 경험을 하면서 오염됐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자 1면 머리기사와 6면에 게재한 해설 기사에서 한국의 줄기세포 허브와 영국의 줄기세포 은행을 비교하면서 외형을 부풀리는 한국 과학계의 ‘요란함’을 꼬집었다.

보스턴글로브는 “줄기세포연구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경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면서 “황 교수의 몰락과 함께, 영국과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연구소들이 선두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양상”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한 학술지에서 논문 검증작업을 해 온 익명의 과학자를 인용, ‘서울대 과학자들이 제출한 논문 가운데 최소한 한 건에서 조작을 시사하는 증거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과학자는 “(한국 과학계의) 사기 행위가 황 교수 너머에도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마치 ‘벌집’처럼 연구원들 간 의사소통이 왕성하게 이뤄지는 미국의 실험실과는 달리 황 교수의 실험실은 칸막이로 나눠진 공장의 조립라인을 닮았다”면서 한국에선 구조적으로 조작이 쉽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도 1면에 “한국과학계가 대타격을 입었다”며 한국민이 노벨상에 연연해 황우석 교수를 신성화했다고 비판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을 통해 일본 학계와 정부도 황 교수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리베라시옹은 1면과 6. 7면, 사설에서 ‘복제 전문가의 코미디’ 라는 제목의 기사들을 게재하면서 황 교수가 복제 전문가라기보다는 ‘사기꾼’이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이 신문은 “민족주의와 독선은 과학이 스스로를 오염시키는 두가지 토양” 이라며 한국에서 일었던 황 교수 영웅화 분위기를 꼬집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등 다른 언론도 1면 주요 기사와 해설 기사로 한국 과학계의 위기와 세계적 충격을 상세히 보도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도쿄=김철훈특파원 kim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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