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선종 피츠버그대학 연구원은 24일 밤 귀국하자마자 서울대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서울대 조사위는 김 연구원을 비밀리에 조사하기 위해 공항에서부터 보도진을 따돌렸다.
오후 10시께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김 연구원은 보도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은 채 “사진 촬영 다하셨으면 가겠습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미리 준비해둔 승합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입국 소식을 미리 입수한 수십명의 보도진이 몰렸으나 서울대측이 고용한 6명의 사설경호원과 50여명의 전투경찰이 보도진의 접근을 막아 양쪽 간에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취재차량 몇 대가 뒤쫓자 이를 따돌리기 위해 김 연구원이 탄 차는 방향 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급히 차선을 수 차례나 바꿨고, 심지어 고속도로에서 다른 경호차량이 취재차량 앞으로 끼어들어 하마터면 사고가 날 뻔도 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오늘 조사는 없다”며 수차례 거짓말까지 했다.
조사위는 이날밤 12시부터 오전 6시께까지 김 연구원을 상대로 ‘줄기세포 바꿔치기’의혹에 대해서 집중 조사를 벌였다.
김 연구원은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해서 나한테 돌아오는 이득이 아무 것도 없다.내가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언해줄 증인이 있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는 22일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했다며 검찰에 수사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조사위는 또 황 교수가 논문 조작을 지시한 이유와 경위, 조작 사실을 연구팀에서 어느 선까지 알고 있었는지에 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황 교수의 지시로 사진을 2개에서 11개로 늘렸다”는 기존 진술만 재차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줄기세포의 존재를 믿게 된 근거와 원천기술의 존재를 묻는 질문에도“8개의 줄기세포가 확립 배양되는 과정을 목격했다”는 입국 전 인터뷰 내용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연구원이 아직까지 전혀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털어놓았을 가능성도 크다. 황 교수와 김 연구원의 진술이 360도 다른 것은 두 사람의 관계에 무언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고리’ 가 있을 거라는 추측이다
조사위는 황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등 핵심 관계자들과 김 연구원의 대질조사를 적극 검토 중이다. 김 연구원은 밤샘 조사를 받은 후 수도권 모처에서 휴식을 취했으며 조만간 다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박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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