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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니家 우울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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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니家 우울한 추락

입력
2005.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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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의 상징이자 자존심인 소니를 창업한 모리타 가문이 잇따른 사업실패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24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ㆍ1921~99년) 소니 창업자의 장남인 모리타 히데오(英夫ㆍ53)씨는 소니 보유주식의 상당부분을 날린 데 이어, 자신이 경영했던 식품판매회사인 ‘레이케이’가 탈세 혐의로 거액의 세금을 추징 당해 곤욕을 치루고 있다.

히데오씨는 지난해 레이케이가 100% 자본 출자한 투자회사가 은행 대출금 230억엔을 자신이 보유한 소니 주식으로 대신 갚은 후 ‘자회사 정리에 따른 손비’로 처리했다.

그러나 일본 세무당국은 히데오씨의 변제 행위에 대해 “히데오씨 자신이 100% 지배하는 별도회사에 대한 증여”라고 판정하며 64억엔의 세금을 추징키로 결정한 것이다.

히데오씨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며 버텼으나 회사 소유 건물 등에 대해 차압이 들어오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레이케이는 유럽형 리조트를 꿈꾸며 니가타(新潟)현에 500억엔을 투입해 스키장을 건설했으나 실패하는 등 어려움을 겪다 결국 6월에 문을 닫았다.

모리타 가문은 에도(江戶)시대부터 아이치(愛知)현의 양조장을 기반으로 하는 부호였다. 소니를 창업한 아키오씨는 가문의 15대 당주다.

소니가 세계1위의 기업으로 발돋움하던 1975년 이 가문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가업을 잊지 말자며 레이케이를 설립, 자산을 분리했다.

이 회사는 95년까지만 해도 4%의 주식을 보유하며 소니의 최대주주로 군림하는 등 모리타 가문의 재산을 지켜주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그러나 히데오씨가 사업실패에 따른 손실을 소니 주식으로 메우는 일을 반복함에 따라 급기야 이 회사의 주주 순위가 상위 10위 권에서 밀려났을 정도로 위상이 추락했다.

1946년 모리타 아키오와 이부카 마사루(井深大ㆍ1908~97)가 공동 창업한 소니(당시 도쿄통신공업)는 숱한 신화를 창조하며 일본 경제와 기술 발전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경영전략의 실패로 최근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내세우면서까지 재기를 위해 발버둥치는 소니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모리타 일가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본업인 양조사업은 착실하게 있다”며 “유감스럽지만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 것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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